무기력하고 우매한 중국인의 형상을 신랄하게 풍자한 魯迅의 〈阿Q正傳〉은 현실주의 문학의 대표작으로서 중국문학사에 이른바 '魯迅精神'이라 는 용어를 만들어 낸 중요한 작품이다.
정치·경제 등 총체적인 전변과 혼란을 배경으로 창작된 〈阿Q正傳〉은 문학적 기교와 작품의 완숙미와는 상관없이 당시의 時代相과 國民精神의 樣態를 뛰어난 形象性으로 描寫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주인공인 阿Q는 역사적으로 위기 상황에 처한 중국인의 특징을 총괄하는 '열등한 중국인'의 초상으로서 王털보·小D·吳媽·女僧 등 다소 상이한 행동 특성을 보이는 주변 인물들과 더불어 봉건제도 하에서의 피지배 계층의 군상을 형성하였다. 이와는 상대적으로 지배계층이긴 하지만 여전히 개혁의 대상인 趙氏 나으리와 趙 秀才 그리고 가짜 양놈과 地保 등도 당시의 열악한 사회환경으로 인해 왜곡된 人性을 나타내는 典型人物로서, 이들의 行態를 통하여 당시 중국의 다양한 문제가 상징적으로 묘사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한 마디로 말해서 〈阿Q正傳〉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은 당시 중국인들이 보편적으로 지니고 있던 문제점을 소유하고 있던 전형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주인공 阿Q에게는 노예성과 지배성, 봉건성과 혁명성, 비열성과 순박성이라는 이중적 성격구조가 나타나고 있으며, 그로 인하여 精神勝利法 이라는 병태적 심리가 표출된다. 阿Q에게서 精神勝利法은 病的인 自尊心, 현실과의 전면적인 충돌, 歪曲된 反抗意識 등의 형태로 구체화된다. 그러나 이러한 병태적 심리현상이 魯迅의 작품에만 나타나는 허구적 현상은 아니다. 阿Q가 지니고 있는 병태적 심리현상은 당시 중국인들이 실제로 지녔던 가장 전형적인 성격특성들로서, 오랜 세월 동안 봉건왕조 체제 하에서 몸에 베어 있던 노예 근성과 비합리적인 사회구조, 그리고 이를 개혁하려는 시도로서의 辛亥革命의 失敗와 서구 제국주의의 침략에 따른 박탈감 등 오랜 기간을 통해 형성된 낙후된 국민성의 한 측면이었다.
이러한 상황은 阿Q 이후의 시대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阿Q群에 속한 인물들은 선명한 典型性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1920년대 이후의 鄕土文學 계열의 작품과 1980년대 新時期 文學의 尋根小說이나 文化小說에는 물론 오늘날까지도 뛰어난 形象性의 典範으로 살아 그 殘影을 찾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