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서 농촌관광은 오랫동안 농촌의 사회경제적 개발과 재생의 효과적인 촉매제로 여겨져 왔다. 보다 엄밀히 말하자면, 전통적인 농업이 쇠퇴한 외곽 농촌지역에서 농촌관광은 소득과 고용을 창출하는 효율적인 방안으로 다양하게 추진되어 왔다. 우리나라도 2000년 이후 다양한 주체들이 그린투어리즘에 기초한 농촌관광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은 과거의 농가 개별 보조사업과 달리 마을 공동사업에만 지원하고, 나아가 주민 스스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도록 하는 상향식 사업들이다.
본 연구는 '농촌 활성화를 위한 농촌관광마을 만들기에 있어 주민참여의 특징과 그로 인한 마을만들기의 효과는 어떠한가'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목적은 농림부의 녹색농촌체험마을 시범사업에 선정되어 농촌관광마을 만들기가 진행된 광양시 봉강면 '신촌마을'과 장흥군 회진면 '진목마을' 주민의 주민참여의 경험적 분석을 통하여 마을만들기의 효과에 대하여 논의하고 주민참여를 통한 농촌관광마을 만들기의 이상적인 모델을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다.
본 연구의 주요 내용은 농촌관광마을에 관한 이론적 배경, 광양시 봉강면 신촌마을의 사례연구, 장흥군 회진면 진목마을의 사례연구, 그리고 농촌관광마을 만들기의 특징과 성과의 마을간 비교분석 등 크게 네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연구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국내외에서 발표된 선행연구를 중심으로 연구의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였으며, 사례연구에 대한 실증적 분석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였다. 특히 사례연구는 문헌연구와 심층면접, 설문조사를 병행하여 진행하였다. 아울러 연구주제와 관련하여 연구자료는 사업계획서, 마을 회의자료, 사업일지 및 신문기사 등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연구에 이용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논의된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두 마을의 주민참여의 특징을 비교·분석한 결과, 주민참여의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녹색농촌체험마을 사업의 목표에 있어 신촌마을 주민은 '도로나 주택, 상하수도 등 마을의 기반시설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생각했고, 진목마을 주민은 '농산물 판로 개척 및 신규 소득작목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사업참여 이유에 있어서 신촌마을 주민은 '미래 효과를 위해'를 가장 높은 이유로 생각한 반면, 진목마을 주민은 '소득증대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2) 체험프로그램을 비교·분석한 결과, 두 마을 모두 체험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았다. 이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적합한 인력이 없는 점도 있지만, 그 자체로는 소득이 크게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하더라도 농촌관광마을에서 체험프로그램이 빠진다면, 소득과 연계시킬 수 있는 요소가 없기 때문에 음식판매, 민박, 특산품 판매 등과 연계하여 농촌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선결해야 할 과제로 대두되었다. 무엇보다도 체험프로그램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3) 경제적 변화 측면을 비교·분석한 결과, 두 마을은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먼저 신촌마을은 하계에 많은 피서객이 방문함으로써 마을소득을 올리고 있었으며, 진목마을은 쇼핑몰을 통한 호박 판매와 '못생긴호박축제'를 통한 음식, 특산물 판매가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또한 사업을 통해 신촌마을은 마을창고를 리모델링해 마을 어메니티를 한층 부각시키고 있었으며, 황토찜질방 운영을 통해 운영비의 일부를 충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진목마을은 다목적체험관 등 시설물에 의한 경제적 효과는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었다. 마을별로 특산품 판매를 보면, 신촌마을과 진목마을 모두 배, 호박 등 마을특산품의 판매가 체험마을로 선정되기 전보다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
4) 사회적 변화 측면을 비교·분석한 결과, 두 마을 모두 마을리더와 주민들 간에 크고 작은 마찰과 분쟁이 있어 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두 마을이 다른 양상을 보였다. 신촌마을은 체험마을추진위원장과 마을 이장을 겸임하는 마을리더가 뛰어난 리더쉽으로 마을을 이끈 결과, 2007년에 행정자치부의 정보화시범마을에 선정되어 마을에 3억원을 유치하는 등 역할을 하고 있는 반면, 진목마을은 사업출범당시 이장이 마을사무장으로 직을 바꿔 사업을 추진하다가 추진위원간 갈등이 생겨 완전히 사업에서 손을 떼고 평범한 마을 주민으로 돌아갔다. 새로이 체험마을 사무장이 들어왔으나, 현재까지도 불협화음은 지속되고 있으며, 못생긴호박축제도 폐지하자는 의견이 비등하는 등 두 마을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5) 두 마을의 성과와 문제점을 비교·분석한 결과, 두 마을 모두 기본적으로 다른 마을에 비해 여러 가지 편의시설이 신축 또는 리모델링됨에 따라 정주환경이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한 각 마을의 특산품인 배와 호박이 마을별로 브랜드를 가지고 판매됨으로써 사업 전보다 훨씬 체계적인 판매와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특히 신촌마을은 행자부의 정보화시범마을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룸으로써 관련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한층 더 마을을 부각시킬 수 있게 된 점은 특징이다. 반면 문제점으로는 두 마을 모두 마을리더와 주민들간에 완벽한 협조체계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또한 두 마을 모두 주민들의 실질적인 소득과 연계되는 사업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6) 진목마을의 못생긴호박축제에 방문한 관광객의 관광행태를 분석한 결과, 유아-초등 6학년의 자녀를 둔 30대 이상의 대졸 이상 고학력자층이 축제에 방문한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이들은 1인당 10,989원을 지출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농촌관광 추구편익을 보면, 마을의 특산물과 음식을 즐기고 풍요로운 자연환경과 경관을 만나며 가족 및 친지들과 가족애를 돈독히 하는 것을 농촌관광의 추구편익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을축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필요치 않다는 응답보다 월등히 앞선 것으로 나타났으며 마을축제가 도·농 교류를 증진시킨다는 의견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남으로서 마을축제가 도·농 교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농촌관광마을 조성에 있어 목표설정은 가장 중요하며 분명해야 하고 해당 마을주민이 동의하는 것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농촌관광은 마을주민의 참여 없이는 지속될 수 없으며 나아가 경제효과 없이는 마을주민의 참여는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고려해 해당 마을의 농촌관광의 목표를 설정하여야 한다. 농촌관광은 마을주민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마을계획을 수립하고 마을주민 주도를 위한 사람만들기가 향후 농촌관광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