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타이포그라피 공간감을 통해 매체성에 의한 텍스트의 의미론적 한계를 극복하고 구체화될 수 있음을 논구하는 것이다.
타이포그라피는 선형적인 텍스트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한다. 텍스트의 입체화는 형태적 변화뿐만 아니라 의미적 변화도 가져오기 때문에 텍스트와 타이포그라피의 관계에 대한 의미론적, 해석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하여 연구자는 타이포그라피 공간감에 대한 의미론적 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였다.
연구의 대상은 매체성에 의해 표현이 제한되는 텍스트에 대해 한정하였다. 왜냐하면 텍스트는 그 자체로 구체적인 의미를 획득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매체적 한계로 인해 표현이 제한되는 경우 의미론적 한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타이포그라피 표현에서 글자의 모양, 질감 등 공간감과 직접적으로 관계하지 않는 요소는 배제하였다.
1장은 텍스트의 의미론적 한계에 대해 논의하는 장으로써, 먼저 텍스트의 개념을 정의하고, 텍스트성으로 ‘글자성’, ‘응집성’, ‘의미의 자율성’에 대해 설명하였다.
다음으로 텍스트가 구체적인 의미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의미자질이 풍부해야 하며, 그 결합구조가 다층적이어야 함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매체의 물리적, 내용적, 심리적 한계로 인해 텍스트가 구체적 의미를 획득하기 어려운 점에 대해 논의하였다. 또한 연구자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수단으로써 텍스트의 시각이미지에 대해 논의하였다.
2장에서 연구자는 평면에서의 공간 지각에 대해 살펴보았고, 타이포그라피는 선형적인 텍스트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하는 행위임을 설명하였다. 다음으로 타이포그라피 공간감에 대해 논의하였다. 연구자가 고안한 ‘타이포그라피 공간감 분석법’은 타이포그라피 결과물을 다층적인 입체공간 속에서 재구성하여 위계구조를 설명하는 분석법이자, 하나의 타이포그라피 방법론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타이포그라피 공간감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살펴보고, 타이포그라피 공간감의 표현 유형을 살펴보았다.
3장에서 연구자는 타이포그라피 공간감의 의미작용에 대해 논의하였다. 타이포그라피 공간감을 통한 텍스트의 ‘영역화’는 텍스트의 배열 구조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구조화’는 텍스트의 의미구조를 시각화하였다. ‘청각적 표현’과 ‘시간성의 표현’은 텍스트가 매체성에 제한되었던 다양한 의미자질을 획득하게 하였다. 그리고 ‘은유적 표현’은 의미가 타이포그라피 공간으로 표현될 때에 나타나는 의미작용으로써 의미를 강화하였다.
끝으로 연구자는 타이포그라피 공간감을 통해 텍스트가 구체화될 수 있음을 논구하였다.
타이포그라피 공간감을 통해 텍스트의 의미구조가 시각화되고, 읽기의 순서가 결정되면서 선택적이고 효율적인 텍스트 해석이 가능하였다. 또한 타이포그라피 공간감에 대한 시각적 해석 층위와 텍스트에 대한 언어적 해석 층위가 상호작용하면서 다층적인 텍스트 해석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그 결과 텍스트는 매체적 한계로 인해 제한되었던 의미자질을 획득하게 되며, 다층적인 결합구조를 가질 수 있었다. 또한 텍스트가 다층적인 해석을 통해 다양한 감각자질들을 획득하게 되어 좀 더 생동감 있는 해석이 가능해졌다. 마지막으로 다층적인 텍스트 해석은 언어적 연상작용과 시각적 연상작용이 상호작용하면서 그 의미가 확장, 강화될 수 있었다.
연구자는 이 연구를 통해 타이포그라피 공간감은 의미단위로 기능하며, 타이포그라피를 통해 텍스트는 구체화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타이포그라피 공간감에 대한 분석방법론이 앞으로 텍스트 분석방법론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는 초기단계의 연구이며 앞으로 많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덧붙여 연구자는 이 연구가 타이포그라피학과 텍스트학의 두 분야가 학문적, 실천적으로 발전하며, 사람들이 타이포그라피를 통해 좀 더 구체적인 언어생활을 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