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국제사회는 교통·통신의 급격한 발달로 인해 전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에 접어들었으며, 이로 인해 국가간의 상호의존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빈곤·기아·AIDS·환경 등의 이슈들은 이제 국가간의 문제를 넘어 초국가적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범지구적인 이슈를 해결하고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공적개발원조(OD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도 지구촌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원조수원국에서 원조공여국으로 전환한 우리의 개발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기 위해 공적개발원조 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우리정부의 개발원조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한국해외봉사단(KOV)파견사업은 정부차원에서 실시되는 해외봉사 프로그램중 가장 규모가 크며, 장기(2년)간 수행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와 중요성이 매우 높다. 동 사업은 1990년 발족 이래 정부측의 전폭적인 지원과 관계자의 노력, 참가자의 헌신적인 활동 등을 바탕으로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대표하는 사업으로 꾸준히 성장하여 왔다.
그러나 해외봉사활동은 국제환경의 변화와 개발도상국의 사회경제적 지위의 격상등에 따라 인식의 전환과 활동방식에 대한 질적 개선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한국해외봉사단 파견사업은 그동안 정부정책에 따라 파견규모는 급격히 확대되었으나, 이에 따른 체계적인 시스템은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였다.
즉, 수요조사 문제, 우수자원 확보문제, 관리인력 부족문제 등 사업수행 시스템에 대한 문제는 매년 제기되고 있으며, 대학교, 비정부기구(NGO)등 민간부문과의 유기적인 협력관계 구축과 체계적인 사후관리 프로그램의 구축 등은 그 중요성과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 연구는 선진국이 정부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해외봉사단 사업과의 비교분석을 통해 한국해외봉사단 파견사업의 수행과정상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을 도출한 후 향후 동 사업의 확산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정책적 제언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해외봉사단 철학과 이념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정부간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해외봉사단 파견사업은 민간부문이 하지 못한 일을 능동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한국의 국가이미지와 국격(國格)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여 왔다. 그러나 동 사업이 정부정책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게 됨에 따라 사업의 일관성 및 지속성이 결여 될 위험이 상존하고 있으며, 당초의 ‘나눔과 섬김’, ‘존중과 배려’라는 봉사정신은 점차 퇴색해 가고 있다. 모집·선발·교육·훈련 등 세부 프로그램도 원칙과 기준 보다는 경영자의 편의에 따라 운용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해외봉사단 파견사업에 대한 명확한 철학과 이념의 수립을 통해 미션·비전·중점목표 등을 보다 구체화하여야 한다.
둘째, 사업수행 시스템을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 해외봉사단 파견사업은 우리국민이 주축이 되는 사업인 만큼 사업수행에 따른 각종 체계들이 제도적으로 구축되어야한다. 즉, 모든 참가자들이 안정적으로 봉사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수요조사의 내실화, 모니터링 및 평가기능 강화, 집행업무의 외부위탁 및 연구 및 조사기능의 강화 등 시스템을 선진화하여야 한다.
셋째, 해외봉사활동 경험의 사회 환원 시스템을 제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해외봉사활동이 자발성·공익성·무대가성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에서 인정과 보상 문제와 국내 자원봉사활동과의 형평성 문제 등이 대두될 수 있으나, 동 사업이 정부차원에서 추진되는 정부간 사업인 점, 해외에서 장기간 수행되는 사업인 점, 국제협력요원은 법률로서 혜택을 받는 점 등에 비추어 봉사단원들의 귀중한 활동경험이 우리사회에 제도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 아울러, 보다 다양하고 현실적인 사후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귀국단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봉사단원의 경험환류(feedback)는 해외봉사활동을 확산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넷째, 많은 국민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홍보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동 사업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 의해 수행되는 만큼 모든 국민에게 문호를 개방하여야 하며, 해외봉사단 사업에 관심이 있는 일반국민의 수준과 편의를 고려한 단계별 맞춤식 홍보전략을 수립·추진하여야 한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 대학교, 비정부기구등과의 보다 유기적인 관계 구축을 통해 정부차원의 공적개발원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각 구성원들이 해외봉사활동에 적극 동참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KOICA의 해외봉사단 파견사업은 공적개발원조의 한 가지 형태로 개발도상국국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할 뿐만 아니라 봉사활동을 통한 국민의 자아실현과 개인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는 매우 유익한 사업이다. 이러한 점에서 공적개발원조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한국해외봉사단 파견사업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것은 향후 한국외교의 지평을 확대하는 초석이 될 뿐 아니라, 해외의 한국에 대한 이해증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