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농인이 일상생활을 수화라는 언어를 통해 경험한 삶과 경험과정을 알아보고 그 속에서 수화사용경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지를 총체적으로 탐색하였다.
수화라는 언어의 의사소통방법은 농인사회와 청인사회라는 이중문화속에서 상호인정을 동시에 구출할 수 있는 수단이다. 농인의 개인사, 서사적 설명, 은유, 민속적 지식 등을 통해 의미가 담긴 이야기를 구체화하고, 사회 문화적 경험을 내러티브(narratives) 방법으로 가족, 수화통역센터, 학교, 직장 등 지역사회 안에서 상호작용하는 농인의 수화 경험을 살펴보았다. 농인이 청인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체계들 가운데에서 문화적 갈등, 타협적인 과정을 어떻게 교류하며 상호 변화하는 가에 대한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농인의 수화이용 경험은 어떠한가?', '농인의 수화이용경험의 의미는 무엇인가?'하는 연구문제를 고찰하여 봄으로써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자는 연구의 목적을 충족시켜줄 연구논리로 사회체계이론을 제시하고 적합한 연구방법으로 내러티브 탐구방법을 채택하였다. 내러티브 연구방법은 참여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으로 무엇이 사실인지 발견하고자 하는 탐색적인 방법이다.
본 연구의 목적을 충족시켜 줄 참여자 선정은 연구의 충분성과 적합성의 조건을 갖춘 4명의 농인을 대상으로 하였다. 자료 수집 기간은 2008년 9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진행하였으며 문헌고찰, 심층 면담, 관찰, 현장노트, 연구일지, 연구자와 주고받은 메일, 참여자의 저술, 인터넷자료, 관련 영화나 수화 단어 그림, 시, 영상물 등을 포함하였다.
면담은 연구자가 직접 수화로 인터뷰하였으며 참여자에게 미리 동의서를 얻었다. 면담 과정을 캠코더로 촬영한 다음 필름을 다시 CD로 제작하여 수화를 한국어로 번역한 후 바로 녹취작업을 하였다. 분석과정은 연구 참여자 각 이야기를 연구문제에 초점을 두고 의미를 찾기 위해 분석과 해석이 반복되는 과정을 거쳤다. 농인의 수화사용경험에 관한 이야기는 수화사용 전 경험, 수화사용 후 경험, 수화통역서비스 경험으로 구분하여 수화의 의미와 수화사용 경험의 의미를 살펴보았다.
참여자의 수화사용 경험의 이야기는 마치 참나무와 소나무가 서로 달리 자라다가 어느 날 가지가 맞닿아 한 나무로 변화한 '연리지'같은 은유적 의미로 도출할 수 있었다. 참여자들은 청인과의 문화적 차이로 경험하는 심리적으로, 사회적으로 당면하는 갈등과 도전에 대해 능동적으로 타협하며 수화를 통해 새롭게 변화를 만들어갔다. 농인과 청인이 수화로 상호 교류함으로 이중문화정체성을 만들어나가는 역동적인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수화통역서비스를 받는 주체자인 농인의 욕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수화통역사 실력과 자질을 참여자들은 요구하고 있었다. 농인이 가슴에 눌러놓았던 말, 하고 싶은 말을 그리며, 듣고 싶은 욕구를 그려내는 수화, 언어의 분수이자, 하나의 화폭과 같이 한 눈에 보여지는 수화로 통역해주길 간절히 요청하였다. 아울러 겸손하고 진실된 맘으로 농 사회와 농 문화를 알고 농식수화 실력을 갖춘 수화통역사이기를 요망하였다.
본 연구는 내러티브탐구 방법으로 참여자의 경험을 통해 사회적 소수자인 농인이 겪고 있었던 의사소통단절, 사회적 편견, 정보의 제약 등을 사람들에게 알림으로 농인의 문화를 이해를 이해하며, 유사한 환경에 있는 농인들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 아울러 농인과 청인간의 편견을 서로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며, 수화를 언어로 인식하는 사회적 변화를 위한 옹호활동에 뒷받침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 농 문화·농 사회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 문화 속에서 살아가야하는 농인가족과 주변체계와의 경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농인과 청인간의 상호작용을 돕는 사회복지실천의 연구 함의를 제시하였다.
끝으로 본 연구가 앞으로 농인가족의 문제, 농사회의 다양한 사회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되길 바라며, 농 복지를 위한 더욱 더 심층적인 후속연구가 있길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