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는 북한을 대표하는 TV방송으로서 북한 국내와 국외에서 모두 수신이 가능하다. 조선중앙TV의 핵심적 기능은 체제선전이고, 그 중에서도 김정일에 대한 선전을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한다. 따라서 조선중앙TV는 문화매체라기보다 정치기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
김일성이 사망한 이후인 2000년대에도 조선중앙TV는 '유일사상 10대 원칙'을 바탕으로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선전에 치중했다. 그러면서 점차 김정일에 대한 선전으로 중심을 옮겨갔다. 이처럼 조선중앙TV가 김정일을 위한 선전매체로 기능할 수 있었던 것은 조선중앙TV가 김정일의 강력한 권력에 장악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선중앙TV의 조직은 오랜 기간 동안 김정일의 지도·관리 하에 있었고, 편성과 프로그램 제작 모두 강력한 검열을 받았다. 따라서 조선중앙TV는 북한 체제의 객관적 현실을 보도하기보다 김정일 정권의 안정적 유지를 위한 선전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또 조선중앙TV는 열악한 재정형편으로 인해 방송을 발전시킬 수도 없었다.
이러한 정치경제적 환경 속에서 조선중앙TV는 김정일을 위한 선전을 반복하였지만, 북한 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주민들의 의식과는 차이가 생기게 되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북한 체제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상태에서, 북한 사회에서는 외부 정보의 유통이 확대되었다. 남한과의 교류와 중국과의 무역으로 인한 접촉도 확대되었고, 탈북자가 계속적으로 발생하였고 주민들의 의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남한과 미국의 대북 방송이 북한 주민들의 관심을 끌고, 남한의 드라마나 영화들이 유통되었다.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북한 주민들은 컬러TV와 영상재생기(CD플레이어 등)을 구입하여 외부 영상물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지루하게 체제선전에 치중하는 조선중앙TV에 대한 관심의 감소로 연결되었다.
하지만 조선중앙TV는 2000년대 후반에도 김정일에 대한 선전을 지속적으로 강화하였다. 김정일에 대해 '경제 지도자', '전인민이 충성하는 지도자', '군사전략가', '중국의 지지를 받는 위대한 지도자'로 선전하였고, 2010년에는 김정은 후계체제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2000년대 내내 조선중앙TV는 보도와 기록영화, 음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김정일을 선전하고, 남한과 외국에 대한 정보는 지속적으로 통제하였다.
그러나 조선중앙TV는 이러한 일방적 선전방송과 드라마의 재방영 등으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관심이 약해지는 것에 대한 대응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04년에 조선중앙TV는 북한 주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중국 드라마를 5개월이나 방영한 바 있었는데, 2010년에는 중국에서 크게 히트한 드라마('잠복')을 방영하기도 했다. 더불어 국제체육 소식을 편성하여 유럽의 프로축구와 같은 국제 스포츠 소식을 전달하기도 하고, 2010년 월드컵 경기를 빠르게 중계하는 등 변화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러한 조선중앙TV의 변화는 체제선전을 위한 방송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고, 이처럼 작은 변화도 북한 정권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조선중앙 TV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관심이 약화되고 있지만, 조선중앙TV는 시청자의 관심을 끌어들일 수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기술적인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정치권력의 변화가 없는 한 조선중앙TV의 변화는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