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구의 0.3%밖에 안 되는 유대인이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차지하고 각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기고 있다. 헨리 키신저, 아인슈타인, 지그문트 프로이트, 앨빈 토플러, 스피노자, 카를 마르크스, 앨런 그린스펀, 록펠러, 스티븐 스필버그, 빌 게이츠 등, 이들은 모두 유대인의 교육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창조적 소수이다.
이 연구에서는 성인식을 준비하기까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 대해 살펴보고 성인식의 의미와 진로교육적 가치를 찾아본 후 이것이 우리나라 진로교육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해 보았다.
유대인의 가정 교육은 자녀가 '토라' 속에서 학식을 갖추도록 하여 인류와 하나님 나라에 봉헌할 인재로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유대인 삶의 중심인 '토라' 를 외우고 실천하는 테필린 교육을 바탕으로 다양한 종교의례를 통해 유대인이 추구하는 종교적인 가치를 내면화한다. 또한 평생 배움을 강조하며 철저한 직업의식을 갖고 사회와 인류에 자신을 봉헌하여 실천하는 삶을 살도록 가르친다.
유대인은 '의례' 에 참여함으로써 성인으로 살기 위한 준비를 하며 갖춰야 할 덕목을 구비하게 된다. 유대인의 성인식(Bar and Bat Mitzvah)은 남자 13세, 여자 12세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치르는 의식으로 청소년기로 이행되는 전환점을 공식적으로 기념하는 행사다.
유대인 성인식의 진로교육적 가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유대인은 두뇌의 질적 변화가 일어나는 청소년기에 집중적인 고전(토라와 탈무드) 활용 교육을 통해 지적능력을 배양하며 지식의 습득을 넘어 종교와 전통에 근거한 지혜를 얻는다.
둘째, 청소년 문화로 정착된 성인식을 통해 자아정체감을 확립한다. 유대인은 부모와 자녀, 랍비와 학생이 상호작용하여 '종교인으로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자아정체성을 확립하여 삶의 목표와 진로를 결정하게 된다.
셋째, 직업윤리의식인 이타적 책임감을 형성한다. 유대인이 성인이 되는 것은 종교적 책임감과 더불어 자신과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유대인이 일을 하는 목적 중의 하나는 유대 공동체를 위한 책임감을 갖고 자선과 기부를 하는 것에 있다. 자선을 통해 드러나는 유대인의 이타적 책임감은 종교적 의무이자 직업윤리의식이다.
넷째, 성인식 축하 선물과 격려금을 통해 미래를 준비한다. 유대인은 시간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에 자녀에게 시계를 선물하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항공 티켓이나 자선함을 선물하기도 한다. 그리고 성인식에 초대된 사람들이 축하금을 주는데, 이 돈은 예금을 하거나 주식에 투자하여 관리하며 사회 생활을 하게 될 때 쯤 사업 자금으로 사용된다. 유대인은 성인식을 통해 받은 축하금 관리를 통해 살아 있는 경제교육을 받고 경제적 여유를 가진 상태에서 미래를 준비한다.
한국의 청소년들은 직업 선택에 있어 자기주도적인 태도가 부족하고 적성보다 경제적인 수입을 가장 먼저 고려하며, 자신이 희망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도 분명하지 않다. 이런 점에서 성인식으로 청소년기의 출발에 의미를 부여하고 공동체 속에서 정체감을 형성하며 진로를 모색하는 유대인의 교육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유대인은 급변하는 사회의 흐름 속에서도 전통을 계승하여 성인식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는 전통적으로 계승된 청소년 진로교육 문화가 없다. 한국에도 성인식과 같이 청소년기에 가치를 형성시켜 줄 진로교육 문화가 필요하다. 부모와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자아정체성을 확립시키고 이타적 책임감을 형성하며 미래를 위한 경제 교육을 시킬 수 있어야 한다. 유대인의 성인식은 모든 유대인이 거치는 통과의례이다. 이처럼 모두가 동일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통과의례적 개념의 의식을 통해 성인이 되기 위해 삼가고 지켜야 할 준칙이 있음을 알려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현재의 형식적인 성년례를 청소년들의 진로 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성년식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기에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인생의 목적을 정하며 성인으로서 질 높은 삶을 살기 위해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대인처럼 우리도 부모가 일차적으로 관심을 가져야겠으며 학교나 종교기관, 지역사회와도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성년 대상자들에게 성년식을 위해 일정 기간 학습하여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해줌으로써 '통과의례로써의 진로교육 문화' 가 조성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