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지향적인 정부구현은 공무원들로 하여금 정형화되고 권위적인 행태에서 벗어나 감성적이고 고객친화적인 서비스 제공자의 모습을 요구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공무원들은 주민(고객)을 응대할 때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친절하고 호의적인 감정을 표현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러한 감정노동은 주민(고객)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조직과 고객이 기대하는 감정표현 규범을 준수하려는 노력을 의미하며, 이와 같은 노력은 종사자의 심리·육체적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구되어왔다. 행정의 서비스화가 심화되면서 감정노동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공부문에서의 감정노동의 연구는 저조한 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공공서비스전달과정에서 나타나는 공무원의 감정노동이 직무태도와 고객지향행정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밝혀내고, 업무특성별 감정노동의 수준을 밝혀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고객(주민)과 접촉이 많은 구청·보건소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는 서울특별시 산하 자치구인 강남구청, 광진구청, 구로구청, 노원구청, 도봉구청과 중구보건소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설문조사지는 총 300부가 배포되었고, 회수된 설문지는 225부이고, 최종적으로 분석에 사용된 설문지는 202부이다. 설문의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공무원이 공공서비스를 전달하면서 감정노동을 얼마나 인식하고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감정표현의 빈도가 3.61, 감정표현의 주의정도 3.98, 감정표현의 다양성 3.24, 감정적 부조화 3.30으로 모든 항목에 대해 보통 이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노동에 대한 집단별 인식의 차이를 살펴본 결과, 성별에 따른 감정노동의 인식 차이가 나타났다. 분석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감정표현에 대한 빈도가 높고, 감정표현의 주의정도가 강하며, 감정적 부조화를 더 겪는다는 점이 나타났다. 연령에 따른 감정노동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감정표현의 빈도와 감정적 부조화가 3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감정표현의 빈도와 감정적 부조화가 낮게 나타났다. 재직기간에 따른 감정노동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재직기간에 따라 감정표현의 빈도, 주의정도, 다양성의 차이는 없었으나, 감정적 부조화는 재직기간이 길수록 낮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둘째, 업무특성별 감정노동의 수준 차이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감정표현의 빈도, 감정표현의 주의정도, 감정적 부조화가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감정표현 빈도는 민원행정, 사회복지, 보건의료의 업무를 수행하는 응답자의 평균값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났다. 감정표현의 주의정도는 보건의료업무를 수행하는 응답자의 평균값이 가장 높았고 사회복지업무, 민원행정업무 순이었다. 그리고 감정적 부조화는 사회복지업무를 수행하는 응답자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셋째, 감정노동이 직무태도(직무만족, 조직몰입)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회귀분석을 한 결과, 감정노동의 하위 변수인 감정표현의 주의정도, 감정적 부조화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감정표현의 빈도와 감정표현의 다양성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직무태도(직무만족, 조직몰입)가 고객지향행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회귀분석을 한 결과, 직무태도의 하위 변수로 구성했던 직무만족과 조직몰입 중 조직몰입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함의를 제시하였다.
첫째, 공무원의 감정노동을 중요한 노동의 유형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연구결과 공무원들은 감정노동을 상당히 수행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고 특히 대민접점부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의 감정노동 수준이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둘째, 개인적 특성을 고려한 감정노동 관리가 요구된다. 성별과 연령, 재직기간에 따른 감정노동의 인식 차이가 존재하므로, 이에 따른 차별적인 관리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감정노동이 직무태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감정노동은 감정소진, 직무스트레스 등의 부정적 결과를 야기하는데, 이는 직무만족과 조직몰입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나타나 행정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감정노동으로 유발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인사관리방안이 요구된다.
넷째, 감정노동이 직무태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인식하고 이를 인사조직 전략에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정노동은 부정적 결과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감정표현을 하려는 인위적인 노력이라도 긍정적인 심리상태를 형성하게 된다면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의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긍정적인 감정표현이 일어나도록 하는 적절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섯째, 공무원 인사정책에 감정노동 관리 방안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행정의 서비스화가 심화되면서 공무원의 감정노동은 더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개인의 감성지능을 높이고, 조직차원에서 개인의 긍정적 감성을 유도할 수 있는 관리 프로그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