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중2 시기에 지위비행과 범죄행동을 행하던 청소년이 고2에 이르기까지 비행에서 벗어나도록 영향을 미치는 탈비행 예측변인을 탐색하고, 더불어 비행에서 벗어난 탈비행 청소년을 대상으로 탈비행의 개진시점에 영향을 미치는 탈비행시기 예측변인을 탐색하는 것이다.
탈비행 예측변인의 탐색은, 그간 청소년 비행을 예측하는 변인은 곧 탈비행의 예측변인이 될 것이라는 암묵적 가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청소년 탈비행의 독자성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대상자는 중2에 지위비행과 범죄행동의 비행을 행하는 청소년이며, 분석자료는 한국청소년패널조사 중등자료 1차년도(중2)에서 4차년도(고2)까지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분석방법은 탈비행 예측변인의 탐색은 이분형로지스틱 회귀분석으로, 탈비행시기 예측변인의 탐색은 순서형로지스틱 회귀분석으로 각각 시행되었다.
탈비행이란 비행을 행하던 청소년이 비행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본 연구에서는 비행청소년이 가족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비행친구와 더욱 밀접해지는 시기로 간주한 중2부터, 대학입시나 사회진출 등 진로결정을 목전에 두고 자신을 돌아볼 것으로 예상한 고2까지의 탈비행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 과정에서 탈비행집단은 중2때 비행을 행하다, 1년 후인 중3부터 고2까지, 2년 후인 고1부터 고2까지, 3년 후인 고2기간에 각각 탈비행을 성취한 3그룹이며, 비행지속집단은 중2부터 고2까지 비행을 계속한 그룹으로 구성하였다.
탈비행 예측변인은 선행 비행이론에서 검증된바 있는 사회유대이론의 부모애착, 교사애착, 비난확신과 범죄일반이론의 자기통제, 그리고 사회학습이론에 근거한 친한친구, 부모모델, 비행친구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는 지위비행과 범죄행동을 행하던 청소년들이 점차 탈비행하는 과정에서 탈비행집단과 비행지속집단 간에 영향을 미치는 탈비행 예측변인을 파악하고 그들 중 탈비행집단을 대상으로 그들이 비행에서 벗어나는 탈비행 개진시점에 영향을 미치는 예측변인이 무엇인지 살펴봄을 연구목적으로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청소년의 탈비행을 예측하는 변인은 무엇인가? 이 예측변인은 비행유형에 따라서 달라지는가?
둘째, 청소년의 탈비행시기를 예측하는 변인은 무엇인가? 이 예측변인은 비행유형에 따라서 달라지는가?
본 연구에서 얻어진 주요한 결과를 도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중2에 비행을 행하는 청소년들(n=1,430)을 대상으로 고2까지 탈비행집단과 비행지속집단으로 구분한 결과, 탈비행집단은 563명, 비행지속집단은 417명으로 모두 980명이 해당하였다. 이 과정에서 간헐적 비행집단은 본 연구의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간헐적 비행집단이란 예를들어, 중2때 비행을 행하다 중3때는 비행을 중단하였지만 고1때는 다시 비행을 행하는 등, 비행을 중단했다가 다시 비행을 행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다음으로, 추출된 탈비행집단과 비행지속집단 모두 980명에 대하여 지위비행과 범죄행동으로 구분한 결과, 지위비행에는 980명 중 862명, 범죄행동에는 980명 중 406명이 해당하였다.
분석 결과, 지위비행에서는 비난확신, 자기통제, 비난확신이, 범죄행동에서는 비난확신, 비행친구가 탈비행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탈비행 예측변인으로 나타났다.
또한 탈비행시기 예측변인은 지위비행에서 비행친구, 범죄행동에서도 비행친구로 나타나, 두 비행유형에서 동일한 예측변인이 탈비행시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비난확신과 비행친구는 지위비행과 범죄행동의 양쪽에서 나타났고, 자기통제는 지위비행에서 탈비행을 예측하는 유의미한 변인으로 나타나 두 비행유형에서 탈비행 예측변인이 서로 비슷하지만 동일하지는 않은 양상을 보였다. 이는 청소년이 보다 가벼운 비행인 지위비행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기통제가 중요하지만, 보다 심각한 비행인 범죄행동에서 벗어나는데는 자기통제가 영향력을 미치지 못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탈비행에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는 비난확신이나 비행친구 다음에 자기통제의 순으로 가늠할 수 있다.
둘째, 지위비행과 범죄행동에서 탈비행 예측변인으로 유의미하지 않게 나타난 변인들은 부모애착, 교사애착, 부모모델, 친한친구를 들 수 있다. 이들 변인들은 가족변인(부모애착, 부모모델)과 애착변인(부모애착, 교사애착, 친한친구)으로 재범주화 할 수 있다. 이것은 선행연구에서 청소년비행을 예측하는데 중요하다고 인정되어 온 변인들로서, 본 연구 결과의 탈비행 예측변인들과는 일치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비행에 영향을 미치는 아동기나 초기청소년기의 가족변인을 중기청소년기에 비행을 벗어나게 하는 예측변인과 동일하게 간주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고 보았다.
셋째, 비행친구는 비행유형별과 탈비행시기에서 모두 탈비행 예측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청소년현장에서는 비행에 빠진 청소년을 위한 재범방지 전략으로 무엇보다도 비행친구 중심의 대책 방안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청소년 탈비행 예측변인은 비행 예측변인과 다를 수 있음을 발견하였고, 특히 비행친구는 청소년 탈비행에 매우 중요한 변인임을 밝힘으로써 청소년 탈비행 연구의 초기단계에 실증적 근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