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은퇴 시기가 앞당겨지는 추세이다. 그래서, 은퇴는 우리사회가 외면할 수 없는 문제로 대두되었으며, 본 연구는 은퇴준비와 관련된 한국형 은퇴준비 척도 개발의 필요성에 의하여 실시되었다.
은퇴상담이나 진로 및 직업상담 현장에서 적용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Noone과 Stephens 그리고 Alpass(2010)가 Friedman과 Scholnick(1997)의 계획하기 과정이론(The Developmental Psychology of planning)을 기초로 개발한 PRePS(The Process of Retirement Planning Scale)를 한국형 은퇴준비 척도(K-PRePS)로 타당화하였다.
연구대상은 현재 임금근로자로서 만 35세 이상 60세까지의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근로자 246명을 표집하여, 문항분석과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원척도에서의 4요인 구조(재정, 생활양식, 심리사회, 건강)와는 다른 구조를 보였고, 통계적 기준에 따라 일부 문항이 삭제되었다.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하여 연구모형 적합도의 적재값이 낮은 2문항을 추가로 삭제한 후, 공변량을 설정하여 기준값을 충족시켰다. 이 결과를 토대로 원척도의 52문항 중 총 29개 문항을 한국형 은퇴준비 척도(K-PRePS)로 선택하였다.
K- PRePS의 하위척도별 내적합치도는 심리사회 요인 .924, 재정 요인 .885, 미래시간조망 요인 .904, 생활양식 요인 .797, 건강 요인 .808이었으며, 전체 내적합치도는 .918로 양호함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직업특성이 구분되는 교사, 공기업 종사자, 일반기업 종사자를 선택하여 서울, 경기, 충남, 경남 지역 근로자 600명을 대상으로 공존타당도를 확인하고 다른 집단에서의 사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교차타당도를 실시하였다.
K- PRePS와 타당화 변인과의 상관계수를 살펴보면, 심리사회 요인은 모든 타당화 변인과 유의미한 상관을 보였으며, 미래시간조망(r= .394)과는 높은 상관을, 내적 통제성(r= .126)과는 낮은 상관을 보여 Noone(2010) 등의 연구결과와도 일치한다. 재정 요인은 신체건강(r= .256)보다 정신건강과의 상관(r= .417)이 월등히 높았다. 미래시간조망 요인은 삶의 만족도를 제외한 모든 타당화 변인과 r= .203 ~ r= .248의 고른 상관관계를 보였다. 생활양식 요인은 모든 타당화 변인과 유의미한 상관을 보였으며, 미래시간조망(r= .578)과는 강한 상관을 보인 것에 비해 내적 통제성과는 약한 상관을 보였다.
또한 직업특성에 따른 세 집단을 비교한 결과, 직업에 따라 정년보장과 연금제도 여부가 은퇴준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총수입의 경우, 총수입의 크기에 비례해서 순차적으로 평균이 높게 나타나, 은퇴준비에 가계의 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선행연구들의 결과와 일치하였다. 또한, 연령이 높을수록 은퇴준비에 더 적극적이었으며, 교육수준은 은퇴준비와 관련하여 가장 영향을 덜 받는 요인으로 이는 원척도의 연구결과와도 일치하였다.
은퇴준비 척도를 사용하여 직업특성에 따른 세 집단의 집단 간 비교 분석은 은퇴 연구에서 새로운 시도로 여겨진다. 나아가 더 다양한 집단 간의 비교연구와 함께 규준을 마련할 수 있는 후속연구의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가 개인에게는 은퇴준비를 위한 첫 걸음이 될 수 있고 은퇴와 관련된 교육 현장이나 정책을 마련하는 부처에서는 기초 연구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