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체험은 사고나 질병으로 임상적으로 사망 진단을 받았거나 죽음의 문턱에까지 이르렀다가 의식을 회복한 사람이 그 사이에 겪은 체험이다. 본 논문은 1970년대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화된 근사체험 연구의 간략한 발자취를 짚고 사례와 연구 현황을 국내외로 나눠 고찰했다. 근사체험은 주로 체외이탈, 터널 체험, 빛의 존재 만남, 장벽 앞에 섬, 몸으로 귀환 등으로 이뤄진다. 체험자 각자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체험 내용은 매우 흡사하다.
논문은 근사체험을 하나의 심리적 현상으로 이해하는 뇌내(腦內) 현상설과, 실제 체험으로 인정하는 뇌외(腦外) 현상설로 구분하고 각각의 주장을 살펴봤다. 이어 근사체험의 특성 가운데 하나인 체외이탈 체험을 뇌외 현상설을 지지하는 유력한 근거로 보고 체외이탈 사례들을 소개했다. 결론적으로 뇌내 현상설과 뇌외 현상설은 심신일원론과 심신이원론이라는 두 세계관의 대립으로 귀결됨을 확인했다.
아울러 논문은 근사체험과 종교체험은 그 체험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인식의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이성적 추론이 아닌 직관적 체험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것을 밝혔다. 두 체험은 또 체험자가 사랑의 속성을 지닌 빛의 존재를 만나 정신적·도덕적으로 성숙해지는 등 체험 내용과 영향 또한 비슷하다는 것도 짚었다.
근사체험은 그것을 믿는 사람에게는 증거가 충분한 반면 안 믿는 사람에게는 항상 불충분한 것이다. 그럼에도 근사체험, 특히 체외이탈은 인간이 죽은 뒤에도 심적 실체로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