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비판적 교육학의 관점에서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의 프로그램 사례를 분석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의 학습 경험에 대한 의미를 탐색하는 것이다. 고등학생들은 프락시스의 함양을 통한 다문화인식 개선을 목표로 학교 밖의 실제 다문화현장에서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을 경험하였다. 본 연구자는 고등학생들이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의 학습 경험을 통해 프락시스를 함양하였는가에 주목함으로써 고등학생들이 참여한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에 프락시스적 요소가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와 고등학생들은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어떤 변화를 경험하였는지를 탐구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 목적을 위해 두 가지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에 프락시스가 어떻게 나타나는가? 둘째,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에 참여한 고등학생의 학습 경험에 나타난 프락시스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 두 가지 문제를 가지고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구성적·실행적 영역의 분석과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을 통한 경험적 차원의 의미 탐구에 주안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해석적 현상학 연구방법에 입각하여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의 프로그램 사례와 고등학생들의 학습 경험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연구대상 프로그램은 '청소년 다문화 유레카 프로그램'이고 연구 대상자는 고등학생 16명이다. 자료는 참여관찰일지, 성찰일지, 형식적·비형식적 면담을 통하여 수집하였다. 참여관찰일지, 성찰일지, 비형식적 면담 자료는 2013년 4월 20일부터 2014년 10월 25일까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수집하였고, 형식적 면담은 2013년 프로그램 참여자에게는 2013년 11월과 12월에, 2014년 프로그램 참여자에게는 2014년 11월과 12월에 실시하여 수집하였다.
본 연구의 두 가지 연구 문제를 수행하기 위해 비판적 교육학의 관점에서 프락시스 교육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의 개념을 조작적으로 정의하고,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의 학습 경험의 차원을 이론적 논의를 통해 살펴보았다. 그리고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의 실제 프로그램 사례를 비판적 교육학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의 학습 경험의 의미를 기술하였다.
우선 지속가능한 미래와 사회 변혁을 위해 교육과 학습의 패러다임의 변화(정소민, 2014: 12)를 지향하고 있는 지속가능발전교육(ESD,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의 등장을 배경으로, 포스트모던적 사고의 관점이 작용하고 있는 비판적 다문화교육의 필요성을 논의하였다. 그리고 비판적 교육학의 관점을 반영한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이 프락시스 함양(김영순 공역, 2012: 362)을 통하여 다문화 감수성의 변화에서 상호의존성의 변화를, 더 나아가 전지구적 공동체의식의 변화를 지향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러한 이론적 렌즈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연구 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현상을 발견하였다. 첫째,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구성적·실행적 영역의 의미를 분석한 결과, 구성적 영역의 의미로 '다문화인식을 변화시킨 프락시스'라는 핵심적 개념을 도출하였으며, 이를 통해 '오감을 통해 알게 된 다문화', '앎과 행함의 근원에 대한 성찰', '다가섬과 실천에 대한 자유로운 의지'라는 본질적 주제를 이끌어 내었다. 그리고 실행적 영역의 의미로 '침묵의 다문화를 깨운 프락시스'라는 핵심적 개념을 도출하였으며, 이를 통해 '우리가 걸어갈 때 비로소 생겨나는 길', '이방인의 눈으로 본 세상에 대한 탐구', '우리들의 작은 결과물, 큰 보람'이라는 본질적 주제를 이끌어 내었다.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의 구성적·실행적 영역의 의미를 통해, 본 연구대상 프로그램에는 '앎의 교육', '성찰의 교육', '행함의 교육'이라는 비판적 교육학의 관점이 작용하여 프락시스 함양을 위한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의 목표가 실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을 통한 학습 경험 차원의 의미를 탐구한 결과,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의 창 재구성'이라는 핵심적 개념을 도출하였다. 이를 통해 개인적 경험 차원의 다문화 감수성 영역, 사회적 경험 차원의 상호의존성 영역, 초국적 경험 차원의 전지구적 공동체의식 영역의 학습 경험 영역에서 '잠자고 있는 다문화 문맹자는 바로 나', '나와 다름에 대한 타자의 가치 이해', '다함께 공존하는 전지구적 다문화 공동체 실현'이라는 본질적 주제를 이끌어 내었다.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의 학습 경험 차원의 의미를 통해, 본 연구대상 프로그램의 학습 경험에는 비판적 교육학의 관점이 작용한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의 목표로서 프락시스가 실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이 개인적 경험을 확장시켜 초국적 경험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다문화사회로의 실현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의 실제 프로그램 사례로 제시된 청소년 다문화 유레카 프로그램은 비판적 다문화교육의 토대가 되어 학교 다문화교육으로서의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한국적 다문화교육의 관점을 비판적 교육학의 관점을 포함하는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으로 설정하고 프락시스 함양을 통한 다문화인식 개선에 좀 더 주목하여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된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할 것을 논의하였다. 이를 통해 고등학생들의 다문화인식 개선의 교육적 통로로 작용하고 있는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을 청소년 교육의 다양한 측면을 넘나드는 수준 높은 교육으로 승화시켜야 함을 주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