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선출 이후 방송뉴스에서 언급된 대통령의 육성이 언론에서 자주 회자되고 있다. 국회법 개정안과 세월호 참사, 메르스 등 나라에 중대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방송 뉴스에 등장한 대통령의 15초 내외의 짧은 메시지가 신문과 방송, 인터넷 매체에 이슈를 장식했다.
리포트에서 앵커와 기자의 멘트를 제외한 모든 음성을 '사운드바이트' 라고 한다. 이슈의 중심이 되고 있는 대통령 사운드바이트의 개수와 길이가 그동안 어떤 변화를 보여왔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대상은 인터넷 다시보기를 제공하는 김대중 대통령부터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까지 대통령 임기 중반 1년으로 주말을 제외한 평일 저녁종합뉴스 4주 구성주(constructed weeks)를 뽑아 조사했다.
대통령별로 사운드바이트 내용이 어떻게 변했는지, 방송사 소유 구조에 따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살펴봤다.
연구 결과 사운드바이트 개수는 김대중 대통령 때 평균 12~13개에서 노무현 대통령 때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가 이명박 대통령 들어 다시 늘어나 박근혜 대통령 때 30개에 가까울 정도로 급증했다. 노무현 대통령 때 사운드바이트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김대중 정부 시기 제정된 2000년 통합방송법으로 공익성 확대와 시청자의 권리 명시 등 민주주의 요소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사운드바이트 개당 평균 길이는 줄어들었다. 사운드바이트 길이 축소는 해외방송 뉴스에서 나타는 경향인데 국내에서도 적용되었다. 사운드바이트 길이가 줄어드는 이유로는 다매체 시대에 들어 사운드바이트를 기자가 자신의 기사에 권위를 더하고자 할 때 사용하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정부의 정당성과 홍보를 위해 대통령의 육성이 리포트에 그대로 반영되기도 했지만 민주화 이후 리포트는 '전달'이 아닌 '제작'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대통령 사운드바이트 뉴스 보도 순서는 대부분 뉴스 전반부에 배치됐는데 시간이 흐르고 정권의 성격이 달라도 대통령은 여전히 중요한 뉴스 취재원으로서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사운드바이트 내용은 공식행사에서의 발언이,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의견에 동의를 구하는 형태의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이명박 대통령으로 넘어가면서 대통령의 권위적인 발언이 등장했는데 사적인 발언이 짧게 자주 기사에 삽입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시하는 듯한 권위적인 멘트가,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을 피력하고 주체가 불분명한 특유의 돌려말하기 화법이 특징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사운드바이트는 방송국 소유구조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정부의 소유로 대통령이 사장을 임명하는 공영방송 KBS는 민영방송 SBS보다 대통령 사운드바이트를 더 많이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을 할당했다.
대통령 사운드바이트 기사 아이템 3분의 2가 KBS와 SBS뉴스에서 같은 이슈를 다루고 있었지만 대통령의 목소리를 담은 리포트는 KBS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