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에서는 다산의 『논어고금주』와 주자의 『논어집주』를 學而'·'爲政' 편을 중심으로 비교하면서 다산의 주자 비판을 축자적으로 검증해보고자 하였다.
다산은 고주와 금주에 모두 비판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었고, 그 장단점을 취하면서 새롭고 종합적인 논어 주석의 차원을 열었다. 漢儒는 한 대의 훈고학자들을 뜻하는데 明辨이 부족하다고 하였고, 後儒는 당송대의 성리학자들을 뜻하는데 考據가 부족하다고 하였다. 다산이 경전의 주석이라는 방법을 선택하면서 세운 원칙은 考據와 明辨이다. 「오학론」에서도 자세히 언급되고 있듯이, 훈고학과 성리학을 동시에 극복하는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다산의 經學을 '明辨考據의 學'이라고 정의해 보았다.
또한 다산이 『논어고금주』에서 주자를 비판한 방식을 ① 經證經, ② 論據批判, ③ 重言, ④ (주자의) 內在矛盾 指摘, ⑤ 語源確認 5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보았다. 經證經은 이미 잘 알려진 방법론이다. 경전에 나타나는 내용으로 주자의 견해를 비판하는 것이다. 설령 주자를 비판하더라도 경전의 내용을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에, 비판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論據批判은 주자가 논어집주 등에서 논거로 인용한 내용을 비판한 것을 말한다. 주자의 견해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지만 주자가 주장한 내용이 아니라 다른 학자의 견해를 수용한 것이다. 논거에 대한 비판은 주자를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重言은 주자 못잖은 권위를 가진 인물의 견해를 끌어오는 것이다. 鄭玄이 나 程程顥 程頤와 같은 인물의 주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으므로, 그들의 견해를 가지고 주자의 견해를 비판하는 것이다.
內在矛盾은 주자의 견해 속에서 서로 충돌하는 경우이다. 이를 지적함으로써 주자의 견해가 옳지 않다고 한 것이다.
語源確認은 漢字의 형태나 성립과정을 통해서 그 의미를 유추하는 것을 말한다. 仁에 대한 해석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다산은 이러한 방식으로 주자의 禮·仁·學에 대한 해석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비판하며, 禮·仁·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첫째, 禮는 한 왕조의 典章과 法度이다.
둘째, 仁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行事이다. 인은 마음에 근본하고 있다.
셋째, 學은 典籍을 통해서 徵驗하는 것이다.
『논어고금주』는 다산의 다른 저술과 마찬가지로 『논어』라는 경전에 대한 주석을 통하여, 성인의 가르침에 대한 훈고학과 성리학이라는 두 극단적 선택을 지양하고, 인격적인 신을 전제로 하여 실천가능한 수기치인의 학문을 제시한 것이다. 성리학도 극복의 대상이었으므로 당연히 주자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