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김정은은 김정일의 후계자로 내정됨과 동시에 대남공작 기구를 주도적으로 재편하였으며, 이후 북한의 도발양상 및 대남전략은 변하였다. 즉 김정은 정권은 도발행위자를 들어내지 않는 은밀한 군사도발, 소프트 타깃에 대한 공격 그리고 사이버 공격 등을 감행하였으며, 더불어 지속적인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을 통하여 한반도에 긴장감을 조성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김정은의 집권 이후 변화된 북한의 대남전략을 새로운 관점, 즉 제4세대전쟁 전략의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제4세대전쟁 전략이란, 군사적 혹은 비군사적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여 적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국제적 네트워크의 변화를 유도하므로, 적 정책결정자의 심리를 파괴하거나 적 내부의 정치적·사회적 붕괴를 초래하는 전쟁전략을 의미한다. 이러한 제4세대전쟁 전략은 군사적 결전을 추구하지 않으며, 군사적 결전을 회피한다는 측면에서 전통적 전쟁전략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본 연구에서는 김정은 정권의 대남전략을 분석하기 위하여 '제4세대전쟁 전략의 전개과정'을 일반화시켜 제시하였다. 저14세대전쟁 전략의 전개과정은 3단계 구분되는데, 1단계는 '네트워크에 대한 공격'으로서 전쟁행위자는 군사적·비군사적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여 네트워크를 공격하며, 2단계는 공격을 통하여 적에게 영향을 미치는 '네트워크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마지막 3단계는 '전략목표의 달성'으로서, 일반적으로 제4세대전쟁 전략의 목표는 '적 정책 결정자의 심리 파괴' 혹은 '적 내부의 사회적·정치적 붕괴'로 구분된다.
이러한 분석의 틀을 통하여 김정은 정권의 대남전략을 '사회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제4세대전쟁 전략'과 '국제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제4세대전쟁 전략'으로 구분하여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네트워크 변화를 유도하기 위하여 김정은 정권은 행위자를 들어내지 않는 군사적 도발, 정치심리전 및 사이버 심리전, 그리고 사이버공격 등 복합적인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여 공격을 감행하였다. 이러한 공격은 한국에 물리적 피해를 강요하는 것에 목적이 있지 않으며, 한국 네트워크의 구성원들에 대한 심리적 공격을 통하여 한국의 사회적 네트워크 변화를 유도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러한 군사적 그리고 비군사적 수단과 방법을 사용한 공격을 통하여 김정은 정권은 한국의 사회적 네트워크 변화를 유도하였다. 김정은 정권의 공격으로 인하여 한국 정책결정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는 저하되고 한국 정책결정자의 심리를 파괴되었으며, 한국사회는 내부적으로 혼란이 발생하므로 국론이 집중되지 못하였다. 더불어 김정은 정권의 지속적인 핵개발로 인하여 한국 내부에 공포감이 조성되고 김정은 정권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감소되었다. 즉 김정은 정권의 제4세대전쟁 전략으로 인하여 한국의 사회적 네트워크 변화가 김정은 정권에게 일정부분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된 것이다.
국제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김정은 정권의 주된 공격목표는 한반도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과 중국의 정책결정자 심리이다.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의 정세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강대국로서, 김정은 정권이 한반도 공산화라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 할 수 있다. 즉 김정은 정권은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강대국의 정책결정자 심리를 공격하여 국제적 네트워크의 변화를 유도하므로,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정책결정자 심리를 파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한반도에서 그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국제적 여건을 조성하려한다.
이를 위해 김정은 정권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 및 투발수단의 개발, 사이버공격, 핵무기 보유의 정당성 선전 등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미국이라는 국제적 네트워크를 변화시키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였으며, 오히려 미국이라는 국제적 네트워크는 한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하였다.
반면 김정은 정권의 지속적인 핵무기 개발과 외교적 노력을 영향을 미치는 중국이라는 국제적 네트워크는 한국에 불리한 방향으로 변하였다. 즉 2015년 중국의 '전승절 기념행사'의 참석과 중국 주도의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 가입으로 인하여 한국은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기 시작하였으나, 김정은 정권의 핵무기 개발에 따른 한국의 사드배치 추진에 따라서 한중 관계는 냉각되었다. 즉 김정은 정권의 핵무기 개발이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이라는 국제적 네트워크를 부정적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이로 인하여 한국의 정책결정자는 각종 대·내외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었으며, 한국 내부의 국론은 분열되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결론은 김정은 정권의 도발양상 및 대남전략은 제4세대전쟁 전략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즉 제4세대전쟁의 관점에서 북한을 분석한 기존 연구들의 주장과 다르게 김정은 정권은 대남전략으로 제4세대전쟁 전략을 추구해 온 것이다. 또한 김정은 정권의 대남전략을 제4세대전쟁 전략의 관점에서 분석하면, 김정은 정권은 한국 정책결정자의 심리파괴와 정치·사회적 붕괴라는 전략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군사적·비군사적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고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국제적 네트워크 변화를 추구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더불어 본 연구는 이러한 분석을 기초로 김정은 정권의 제4세대전쟁 전략에 대한 대응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한국은 현재 직면한 북한의 제4세대전쟁의 위협을 인식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하여 한국에 적용가능한 제4세대전쟁 연구를 더욱 심화해야 하며, 둘째, 한국은 전략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하여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한국 또한 북한에 대한 제4세대전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