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千年古都) 경주는 찬란했던 신라문화와 신라왕조의 역사가 함께 살아 숨 쉬는 한국문화유산의 보고(寶庫)이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나라 세계문화유산 11곳 중 석굴암·불국사, 경주역사유적지구(Kyongju Historic Areas), 역사마을 양동 등 3곳이 공존하는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로 각광을 받고 있다.
경주는 지리적으로 백두대간에서 남동쪽으로 진행하는 낙동정맥과 호미지맥으로 둘러싸인 C자(字) 형태의 삼태기 모형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강과 하천이 "ㄷ"자(字) 형태로 둘러싼 행주형(行舟形) 명당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이러한 지형학적 특성으로 약 천년 동안 신라의 왕도(王都)로서 삼국통일의 큰 업적을 달성하는데 지리적 구심점이었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경주 왕경유적의 지리적 환경에 대해 우리의 전통풍수이론으로 분석하고 연구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즉 문화유산과 밀접한 풍수이론으로 소중한 세계유산의 보존관리와 문화콘텐츠 활용방안까지 다양하면서도 종합적인 연구는 우리의 문화생활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7~8세기 신라 왕경의 핵심유적인 반월성과 석굴암·불국사·황룡사지, 신라 박씨 왕릉을 중심으로 지리적 입지환경과 배치에 대한 풍수적 분석을 하였다. 다만, 삼국시대 초기에는 풍수이론이 정립되지 않았던 시기로서 지형(地形)이론을 바탕으로 귀납적인 방법에 의한 현대 풍수이론으로 분석하였다. 분석이론은 용세(龍勢), 국세(局勢), 수세(水勢), 혈장세(穴場勢) 등 형세론을 위주로 하면서 현대 과학적 풍수이론인 에너지장론적 해석을 가미하여 분석하였다.
그리고 세계유산의 원형이 훼손되거나 파손된 부분에 대한 풍수적 보완 및 개선방안, 역사문화 환경보전 차원의 풍수적 보존관리방안, 풍수관광 스토리텔링, 풍수테마 관광 등 문화콘텐츠 활용방안을 연구 제시하였다.
특히 풍수적 보존관리방안으로 반월성과 황룡사지는 입수내룡맥을 완충지역으로 추가 지정하고, 석굴암과 신라 박씨 왕릉은 조산(朝山)과 안산(案山)의 조망경관을 문화재보호법의 현상변경허용기준구역으로 추가 지정할 것을 제시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경주 왕경유적의 풍수적 분석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풍수적 특성을 도출하였다. 첫째, 왕경유적은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풍수원리에 부합하면서 자연 친화적으로 조성되었다. 둘째, 산지 사찰과 반월성은 장풍국에 입지하고, 평지사찰은 득수국에 입지하고 있다. 셋째, 불교사찰과 반월성은 남향으로 배치되어 있으나, 신라 박씨 왕릉 10기는 경주남산 서쪽 기슭에 배산임수 원리에 부합한 정서향을 하고 있다.
특히 신라 왕릉은 사후에도 국가의 안위와 번영을 위하여 왕궁과 인접한 곳에 조영(造營)함으로써 백성과 더불어 호국정신의 지주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상적으로는 신라 왕실의 통치이념과 왕경의 조영의도, 풍수관, 자연관, 불교사상 등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세계유산의 풍수적 보완 및 활용방안의 틀을 제시함으로써 세계유산의 내적가치를 조명하고, 세계유산관광 상품개발 등 세계유산 연구에 합리적인 방안을 제공하고자 한다. 더구나 관광자원이 풍부한 왕경유적을 풍수관광 스토리텔링과 풍수테마 관광 상품으로 활용함으로써 문화콘텐츠와 경주의 문화관광산업을 보다 활성화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다.
본 연구의 기대효과는 첫째, 세계유산에 대한 스토리텔링 창작으로 풍수 문화콘텐츠 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둘째, 세계유산에 대한 풍수관광 스토리텔링과 풍수테마 관광으로 활용함으로써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날 것이다. 셋째, 경주 왕경유적을 풍수이론으로 분석함으로써 역사문화도시 경주의 풍수적 입지환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