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택의 노후와 함께 인구감소, 고령화 등으로 빈집이 증가하고 있으며, 지역의 경관을 훼손하고, 자원의 낭비와 치안문제 등을 초래하는 빈집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빈집은 사회여건 변화와 함께 지역의 성장과 쇠퇴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과 같이 관리되지 않고 방치된 빈집은 우리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빈집은 범죄의 시작점이 될 뿐 아니라 경관 훼손과 방재 등을 유발하고, 슬럼화로 이어져 보다 많은 빈집을 발생시키고, 추가적인 지역쇠퇴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빈집에 대한 관심과 대책이 시급하다. 이와 함께 빈집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인구감소, 고령화라는 측면에서 농촌지역에서 발생하는 빈집은 우리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더욱 크다.
본 연구는 기존 주택이 노후되고, 노인은 증가하는 반면, 20~39세 여성 인구(이하 가임여성인구)와 20~54세 주택의 주요 수요층 가구(이하 청·중년가구)는 감소하는 등 사회여건 변화에 주목하여 지역내 인구, 가구, 주택노후 여건과 빈집의 관계를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빈집문제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의 빈집조사에서 빈집 종류가 기타이면서 1년 이상 비어있는 빈집을 관리되지 않고 방치되어 빈집문제를 초래하는 빈집(이하 '기타빈집')이라고 정의하고 분석을 실시하였다. '기타빈집'을 대상으로 공간계량분석을 실시한 결과 첫 번째로, 해당 지역과 주변 지역에서 '기타빈집 비율'이 높은 지역은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 지역으로 확대되는 동시에 특정 지역으로 고착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2010년 모두 해당 지역과 주변 지역에서 '기타빈집 비율'이 높은 지역은 전라북도 3개 지자체(남원시, 장수군, 임실군), 전라남도 5개 지자체(구례군, 고흥군, 해남군, 완도군, 진도군), 경상남도 3개 지자체(남해군, 함양군, 합천군)이다. 이러한 11개의 기타빈집 밀집지역은 가임여성인구보다 노인 인구가 약 5배 많고, 인구유출이 유입보다 많고, 주택보급률은 평균 107.1%로 이미 100%를 초과한 지역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기타빈집 밀집지역에서는 관리되지 않고 방치된 빈집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 즉 저출산·고령화, 인구이동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러 사회대책과 함께 빈집문제가 논의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두 번째로, 우리나라 도시의 인구, 가구, 주택 여건의 변화를 지표화하여 이에 대한 실태를 검토하고, 기타빈집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2015년 기준 229개 시군구 가운데 '인구노후도'(노인인구/가임여성인구), '가구노후도'(노인가구/청·중년가구), '주택노후도'(노후주택/신규주택)가 위험수준인 지역은 83개(36.2%), 49개(21.4%), 109개(47.6%)이며, 인구, 가구, 주택노후 여건은 '기타빈집 비율'과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구, 가구, 주택노후 정도가 위험수준인 지역은 '기타빈집 비율'이 전국 시군구(1.19%)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본 연구에서 빈집발생과 관련하여 가설적으로 설정하고 제시한 '인구노후도', '가구노후도', '주택노후도' 지표는 해당 도시의 내부 변화를 측정하고, 빈집관리의 예비지표이자 성과지표로써 지역별 빈집 정책의 방향 수립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세 번째로, 기타빈집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특성을 실증 분석한 결과, 종속변수에 유의한 양(+)의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가구노후도 더미, 주택보급률, 기타빈집t-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종속변수에 유의한 음(-)의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순이동률, 수리중 빈집, 사업체 비중, 취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실증 분석결과는 기타빈집이 추가적인 기타빈집을 발생시킴으로써 지역을 슬럼화시켜 보다 많은 기타빈집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기타빈집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인가구가 사망한 뒤 주택이 방치되지 않도록 하고, 지역내 취업여건을 개선하여 인구가 유출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취업자와 사업체 비중은 종속변수와 유의한 음(-)의 관계가 있고, 취업자 변수의 표준화 계수 값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분석결과는 일자리 거점 도시의 육성 등 도시정책 방향의 재설정 논의가 필요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