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창의적 사고 과정에서 '이미지'에 의한 마음의 작용으로서 심상(imagery)을 창작자의 면담을 통해 관찰하고 해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연구는 고착과 통찰, 재범주화 문제를 중심으로 심상의 사고 과정을 탐색한다. 연구는 질적 연구 방법의 관점에서 면담(interview)과 심층 면담(in-depth interview)을 통해 창작자와의 질문과 대화 속에서 심상 경험을 드러내고 해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심상에 관련한 철학적, 심리학적, 뇌과학적 이론을 기반으로 심상의 정의, 내용, 성격, 분류, 역할에 대해 검토했다. 철학은 심상을 보편과 개별, 관념과 실체, 세계와 의식 사이에 존재하는 인식의 실체로 규정한다. 심리학은 창의성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바탕으로 고착과 통찰, 재구조화의 문제를 창의적 인지의 순간으로 다루며 본 연구자는 심상이 이 문제에 개입한다고 보았다.
뇌과학은 인간의 여러 의식 현상의 원리를 제공하며 고차원적 의식에 대한 범주화 모형을 통해 장면의 생성으로서 심상을 정의한다. 이를 종합하면 인간의 창의적 사고는 심상을 통해 외부 세계를 어떻게 범주화하고 새로운 범주화로 전환하는가의 문제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론적 고찰을 바탕으로 질적 연구(qualitative research)의 관점에서 면담을 통해 창작자의 심상 경험에 대해 질문하고 해석한다. 8명의 창작자를 면담하고 이를 질적 분석의 관점인 에틱 분석(etic analysis)과 에믹 분석(emic analysis)을 통해 이론화하고 범주화하였다. 이 분석의 결과로 창의적 사고 과정의 심상 경험에 대한 80여개의 코드와 26개의 범주를 도출하였다. 26개의 범주는 해석적으로 기술되었고 심층 면담을 위한 질문의 내용으로 사용되었다.
심층 면담에서는 앞서 도출한 코드 범주화 결과를 기반으로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질문과 대화를 시도하여 고착과 통찰 과정에서 심상 경험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질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심층 면담은 실제 자연스러운 심상 경험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심상과 연결된 직관, 느낌, 정서, 감정, 노력, 기억, 연상, 무의식 등의 발현 과정을 관찰하고 드러내고자 했다. 심층 면담은 창의 과정에서 심상이 어떻게 여러 의식 현상을 매개하고 창의성을 발현하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내 보여준다. 심층 면담의 결과는 인지적 고착의 극복, 기억 이미지의 도약, 문제의 전체적 인식, 이질적인 것들의 인식, 재범주화의 순간, 정서적 경험, 생각의 확장, 문제 해결의 경험, 원형 형상에 대한 인식이라는 범주로 해석하여 기술했다.
최종적으로 면담에서 도출한 결과는 에델먼(G. Edelman)의 고차 의식 모형을 기반으로 창의적 심상 사고의 모형을 검토하였다. 창의적 심상 사고의 과정은 첫 심상의 형성, 재범주화, 형상적 범주화의 과정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해석했다. 심상은 모호성과 운동성을 기반으로 고착화된 인식을 비약적 재범주화(통찰)를 통해 창의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며 심상은 특히 지각의 재범주화, 개념의 재범주화, 맥락의 재범주화의 3가지 종류의 사고 과정에 기여한다.
심상은 세계와 나 사이에서 의식과 감각을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는 근본적 창조적 역량이다. 인간의 심상은 세계를 나누어 경계짓는 축소주의의 함정을 빠지게도 하지만, 반면에 경계가 없는 자유로운 무한한 창조성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마음의 이미지'로 보는 일은 우리의 인식을 경계가 없는 자연 본래의 창조적 상태로 되돌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