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동북아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에너지 소비가 집중된 지역이다. 다수의 국가가 에너지 수입에 의존해있어 역내 에너지 안보 역량 제고를 위한 국가 간의 협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나 대표적 에너지 수입국인 한국, 중국, 일본은 치열한 수급 경쟁을 벌이면서 좀처럼 에너지 협력을 위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역내 협력을 저해하는 위협 요인들이 안보 딜레마를 심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북아시아의 현상과는 다르게 세계적으로 지역 협력체 기반의 에너지 협력 레짐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EU와 ASEAN의 에너지 협력 사례를 권력, 이익, 지식 기반 이론의 국제레짐 형성 요소의 이론적 틀을 통하여 비교 분석을 시도하였다. EU와 ASEAN은 회원국의 에너지 안보 증강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에너지 협력 레짐이 추진된 대표적 사례이다. EU와 ASEAN의 에너지 협력 레짐을 권력, 이익, 지식기반의 이론적 틀에서 협력 레짐 형성 요소들을 살펴봤을 때, 이익기반 관점의 요소들이 가장 주요하게 다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동북아 지역의 에너지 협력체 구축에 주는 함의와 시사점의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지역 협력의 추진은 패권 국가의 권력이나 의사와 관계없이 핵심 국가 행위자들의 상호 협력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지역 내 공동 정체성과 학습은 협력 레짐의 필수 요소이기보다는 지속성을 부여한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에너지 협력 레짐의 구축은 참여 국가들의 이익이 보장되고 상호 간의 공동의 이익이 합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U와 ASEAN은 지역 내 공동의 이익을 추구를 위해 에너지 협력을 추진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역내 회원국들은 에너지 또한 공동의 이익으로 설정, 조정과 협의의 과정을 통하여 에너지 협력 레짐을 추진했다고 볼 수 있다.
동북아 지역에서 에너지를 국가의 경제와 안보에 필수적인 요소로 여기고 있으나 여전히 저해요인들이 협력을 어렵게 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의 협력은 경제와 안보를 어우르는 다층적인 부분을 가지고 있어, 국가 간 협력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은 동북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이자 수입국이라는 공동의 전제를 하고 있다. 이에 세 국가의 소비국으로서 공급안보의 강화, 아시아 프리미엄 해소 등 상호 이익의 조화를 논의하고 합의를 이루는 방향으로 에너지 협력 레짐의 추진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