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사회는 물리적 가치와 경제적 성장만을 추구하던 근대 역사 속에서 정신적, 도덕적 가치의 부재로 인해 사회적, 경제적 차원의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은 과도한 업무, 치열한 경쟁 구도, 인간관계의 문제 등 개인적 차원의 문제들 까지 다양한 정신적 외상,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명상'은 현대의 새로운 치유 수단으로 거론되어 왔다. 따라서 현대의 명상은 종교적 수행의 전통적 목적에서 벗어나 그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대중화 되었으며, 심리학, 정신의학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치유 효과를 증진을 위한 물리적 공간을 제시하는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공간의 특성이 공간 내 사용자들에게 많은 심리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전제로, 일반인들을 위한 일상 속 치유환경으로서 명상공간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 치유환경으로서 명상공간은 인간의 정신을 다루는 장소로서 몸과 감각의 통합 작용을 통해 신체적 행동과 심리적 변화를 동반한 복합적인 치유가 이루어져야한다.
따라서 연구자는 명상공간구성의 특성을 분석하여 인간의 심리적, 신체적 치유를 돕는 공간적·환경적 디자인언어를 제시하였다.
또한 다감각자극의 이론적 고찰을 통해 다감각자극의 정의 및 개념을 살펴봄으로써 명상공간과의 상관성을 제시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선행 연구 분석을 통해 명상공간에서 감각적 체험의 활성화를 위한 다감각자극의 특성을 확장성·관계성·시간성·무의식성으로 정의하였다. 다음으로, 정의한 특성들을 공간에서 활성화시키기 위한 디자인표현요소를 확장성: '재료의 물성 강조'·'공감각적 요소', 관계성: '우회적 동선'·'연속적 탈 경계화', 시간성: '장소의 의미화'·'변화적 요소', 무의식성: '혼성적 표현요소'·'우연성에 의한 요소'로 도출하였다.
앞서 연구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국내·외 사례 조사를 통해 명상공간구성의 특성과 다감각자극의 디자인표현요소들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분석하여 각각의 요소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명상공간과 다감각자극 표현요소의 상관성을 검토하였다.
연구 결과, 기존의 명상공간들은 단순한 형태, 절제된 감각 자극을 통한 과거 종교적 명상의 개념에 맞는 공간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다양하지 못하고 획일적인 프로그램들로 일반 시민들을 위한 치유환경으로서 명상공간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위와 같은 연구를 바탕으로 연구자는 일반인들을 위한 일상 속 치유환경으로서 현대적인 명상공간계획을 제시하였으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지 주변 자연환경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자연과 물리적 공간, 인간의 정신과 신체가 상호작용하는 치유환경으로서 명상공간을 제안하였다.
둘째, 2장의 이론적 고찰과 공간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진입 공간, 전이 공간, 명상 공간, 부속 공간(복합 문화공간, 관리 및 지원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각 공간 구성에 맞추어 1층은 복합 문화 공간프로그램으로 카페, 라이브러리, 다목적 갤러리 등을 배치하였고, 2층에는 체험중심의 현대적 명상 공간프로그램으로 다실과 요가, 필라테스 센터 등을 배치하였으며, 3층은 집중 명상 프로그램으로 자연과 인간, 공간이 소통하는 명상 공간을 배치하였다.
셋째, 3장의 분석내용을 기반으로 다감각자극 표현요소를 명상공간 내에 네 곳의 스팟으로 공간화 하여 접목시켰으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관계성'의 적용으로, 진입공간에서 우회적인 긴 진입로와 주변으로 열린 수 공간을 두어 사용자의 신체적 운동을 유도하여 인간과 환경사이의 대화적 작용을 활성화 하였다.
'확장성'의 적용으로, 내부 공간을 구획하는 벽을 바닥에서 분리시켜 사이공간에 식재를 통해 새로운 벽을 형성하였다. 따라서 자연 그대로의 물성을 강조함으로써 사용자에게 마치 자연 속에 있는 느낌을 부여하였다.
'시간성'의 적용으로, 3개 층을 보이드 시켜 땅에서는 나무가 보이드 공간을 채우고, 하늘에서는 빛이 떨어짐으로써 빛과 그림자를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공간을 연출하였다.
'무의식성'의 적용으로 집중명상 공간에서 공간의 볼륨의 차이, 명도의 차이를 통해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감정을 유도하였다. 또한 공간 내에 부유하는 공간을 두어 공간과 공간의 상호 관입과 중첩을 표현하였다.
이와 같은 다감각자극의 표현요소를 통해 명상공간 안에서 사용자의 다발적 감각의 상호작용을 유도하여 신체적 심리적 치유 효과를 증진시키고자 하였다.
종합하자면, 명상공간이 현대적인 치유환경의 대안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첫째,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밀접하게 만들어 줌으로써 인간의 정신과 신체, 물리적 환경이 하나로 융합 될 수 있는 치유 공간을 제공하여야 한다.
둘째, 명상공간을 계획함에 있어서 자연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적절한 개구부와 보이드 공간을 통해 내·외부의 경계를 허물고 자연과 소통하는 공간을 조성하고, 자연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실내에 도입하여 더욱 쾌적한 명상공간을 제공하여야 한다.
셋째, 기존의 명상공간이 가지는 절제된 환경의 한계점에서 벗어나 감각의 확장·환경과 인간의 상호관계의 맺음·시간성을 수반한 요소의 사용·무의식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의 활용을 통해 감각적 체험을 유도하고 감각이 정체되지 않고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여야 한다.
넷째, 표현요소의 적용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그에 상응하는 복합문화공간이 적극적으로 명상공간 내에 적용되어야 한다.
앞으로 일반인들을 위한 일상 속 치유환경으로서 명상공간계획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될 것이며, 따라서 본 연구를 기반으로 새로운 치유환경으로서 명상공간의 활성화를 위한 공간적 측면의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