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는 전 세계 선진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지난 몇 십년간 다른 어떤 나라에 비해 급격한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겪으며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우리나라에서도 고령화라는 사회적 현상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사회 전체적 관점에서 고령화는 인구의 평균수명 증가와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비율 증가라는 통계적 현상을 의미하지만, 개개인의 관점에서 고령화는 사회·경제적 은퇴 이후에도 생의 종료 시까지 보내야 하는 노년기의 시간이 늘어나게 됨을 내포한다. 오늘날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노인 세대가 이렇게 늘어난 노년기의 시기를 인간답게 보낼 수 있으려면, 이전 시대에 비해서는 양적·질적으로 훨씬 나은 사회·문화 인프라가 구축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노인 인구가 누릴 수 있는 문화적 기반은 충분치 못한 상황이다. 이미 충분한 경제적 부를 축적한 일부의 노인 계층을 위한 시설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노인 복지 시설들은 단순 요양원 또는 보호소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그마저도 여전히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풍요와 문화적 융성을 이끌었던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감안 시, 보다 높은 질적 수준을 갖춘 노인 대상 문화 시설에 대한 연구와 개발 및 보급이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박물관·미술관은 문화와 예술을 매개로 사회 구성원의 참여와 교육을 담당하는 역할을 해왔으나, 그 주된 수요층은 대부분 유년층 또는 청·장년층이었다. 그러나 우리보다 더 일찍이 고령시대를 맞이한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통해 이들 박물관·미술관이 노인 계층을 대상으로도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고 이들의 사회적 참여를 독려하는 기관으로 역할을 확대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박물관·미술관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이 연구의 목표로 삼았다.
본 연구에서 제시된 사례 및 발전 방향을 토대로 우리 사회의 고령화 및 노인 문화 교육에 대한 의식 제고와 함께 학문적 연구 및 정책적 지원이 촉진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