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중요사건이 발생했을 때 경찰이 언론 대응을 잘못하여 최고 지휘권자가 사퇴하는 등 조직의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착안하여 실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언론 대응전략 수립을 모색한 연구이다. 이를 위해 경찰의 대표적인 언론 대응 실패 사례로 회자되는 수원 토막 살인사건, 일명 오원춘 사건을 분석 대상으로 삼되, 이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었던 이들을 심층 인터뷰함으로써 당시 언론 대응에 있어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파악하고 향후 중요사건 발생에서도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을 미리 짚어보고 되풀이하지 말자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 결과, 오원춘 사건은 언론의 취재를 대하는 경찰의 대응 요령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노출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오원춘 사건의 교훈과 더불어 각자 경험한 다른 언론 대응 사례들도 제시하였고, 경찰의 언론 대응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오원춘 사건과 같은 많은 중요사전을 접해본 이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한 만큼, 홍보분야에서 근무하지 않은 경찰이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언론 대응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비난 보도로 인해 누구나 위기를 맞을 수 있고, 언론의 공통된 속성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다른 조직의 구성원에게도 참고가 될 것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 도출한 언론 대응 전략은 취재의 자유를 제한하는 공권력 행사 차원이 아니라 경찰이 잘못한 것 이상으로 언론의 비난을 받는 상황을 피하고자 기자의 시각과 입장을 고려한 취재 응대 요령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언론 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이 오원춘 사건 중심의 특정 사례 분석으로 도출한 언론 대응 전략이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대표성 있는 사례의 분석으로 기존 연구와 현장의 괴리를 줄이는 시도라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이같이 경험에 바탕을 두되, 탄탄한 이론적 배경을 가미한 언론 대응 연구가 촉발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