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인 예술과 디자인처럼 텍스타일 디자인 역시 한 시대의 인간과 그 시대가 지닌 고유성의 상호작용 결과로 존재한다는 전제하에, 텍스타일 디자이너가 조형적 표현을 위해 무엇을 이해하고 그것을 어떻게 재현하였는지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넓게 보면, 하나의 문화가 형성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텍스타일 디자인을 하나의 고유문화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먼저, 텍스타일 디자인에서의 해석의 필요성을 찾기 위해 현대의 디자인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디자인의 본질적 의미를 고찰하였다. 또한 미술사의 의미 해석 방법 이론 중 내적 표현과 외적 표현을 동등하게 바라본 파노프스키의 이론을 탐구하였다. 외적 표현을 해석하기 위한 '형식' 과정을 위해 전도상학적 단계와 뵐플린의 양식사의 연결점을 찾고, 형식을 분석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용하였다. 또한 내적 표현을 이해하기 위한 '주제' 과정에서는 파노프스키의 도상학과 도상해석학 단계를 이해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순수모티브를 분석하는 전도상학과 그림 안의 정보를 수집, 분류하는 도상학, 그리고 이를 해석하는 과정으로의 도상해석학의 기준을 설정하였다.
다음으로 텍스타일 디자인에 적합한 해석 체계의 적합성과 구조화를 위하여 형식과 주제에 대한 해석 방향을 형식, 주제, 주제해석 체계로 도출하였다. 그리고 텍스타일 디자인의 도식과 의미 해석을 위한 분석체계의 효율성을 검증하기 위해, 1750년부터 1830년까지 영국과 프랑스에서 제작 된 초기 상업적 벽지 18점을 형식, 주제, 주제해석 체계로 분류하고 분석함으로써 분석 모형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모든 창조자는 본인이 접하고 있는 사회, 경제와 문화 등을 탐색하는 과정을 통하여, 영향을 받아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상징적 의미를 지닌 이미지를 만들어 내게 되며, 이렇게 생성된 이미지는 조형성을 띤 형태로 표현되어 하나의 결과물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또한 그 결과물을 관람하거나 소비하는 사람들은 그 결과물의 형태를 지각하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소비와 유행이 이루어지고 또한 거기에 의도된 커뮤니케이션을 도출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순환되면서 하나의 양식과 문화가 형성되는 것을 1750년부터 1830년까지의 텍스타일 디자인 사례로 해석할 수 있었으며, 이 또한 하나의 고유문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본 연구의 한계는 분석체계의 검증 과정에서, 다양한 시대적 혹은 분야의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향후 연구에서는 본 연구의 해석체계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대별 텍스타일 디자인 사례에 대한 적용과 텍스타일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사상과 관념이 어떻게 모티브로 재현되고 패턴으로 배열되었는지에 대한 다양한 사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통하여 통합적 디자인의 패러다임 안에서 사회와 경제, 문화를 탐색하고 다시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좀 더 다양한 텍스타일 디자인 방법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전에 체계적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텍스타일 디자인의 해석 체계를 정리함으로써 향후 다양한 시대별, 분야별 텍스타일 디자인 문양 분석 모형을 구축하는데 학문적 분석 틀로서의 기저로 작용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