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그 의미가 시대에 따라 변화하였다. 19세기 이전의 문화가 예술의 협의적 관점을 의미했다면,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삶의 방식으로의 광의적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사회적·경제적·문화적 변화는 고급문화와 대중문화, 예술가와 향유자, 예술과 삶의 경계를 허물었다. 따라서 문화는 예술의 미적 가치 추구가 아닌 다양한 취향을 인정하면서 일상의 삶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최근의 사회적 양극화, 경제적 불평등, 가족 해체에 따른 1인 가구 증가, 자살률 증가 등 급속하게 변화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문화가 그 중심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생활문화에 대해 전문가 마다 상이한 주장을 펼치지만, 공통적으로 생활문화는 주체적이고 일상의 문화를 포함하며 사회적 가치를 이끌어내도록 독려되고 있다.
본 연구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2·30대 청년세대의 생활문화 참여, 참여 목적, 참여 양상 등 전반적인 향유실태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따라서 생활문화 참여여부와 참여 유형(주체적/수동적), 참여 방식(일상적/지속적), 그리고 생활문화 활동의 참여 목적(개인적/사회적) 등을 분석하고, 이들 각각이 개인의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이들이 보유한 사회자본 및 문화자본과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 탐색적인 수준에서 살펴보았다. 참여자의 성별, 결혼여부, 교육수준, 종교, 월평균가구소득, 계급 등 인구사회학적 요인과, 비공식적 문화활동을 통해 사회적 효과를 설명한 로버트 퍼트넘(Robert Putnam)의 사회자본 이론,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취향의 차이에 따라 상이한 문화 소비 양상을 설명한 피에르 브르디외(Pierre Bourdieu)의 문화자본 이론을 통해 설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만 20세 이상 만 39세 이하의 성인 남녀 2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고, 그에 대한 양적 분석을 바탕으로 도출한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사회자본, 문화자본에 따른 생활문화의 참여여부와 생활문화 인식에 대한 분석 결과, 몇 가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먼저, 생활문화에 대한 참여여부의 차이는 성별에 따라 여성이 남성보다, 타 종교와 비교할 때 기독교인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한 응답자들이 보유한 사회자본 중 지역에 대한 신뢰가 높고, 네트워크가 넓은 경우, 문화자본 중에서는 문화소양이 높고, 문화활동에 관심이 많은 경우 생활문화 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한편, 생활문화 참여자와 비 참여자 간 생활문화 인식 차이에 있어 생활문화 참여자는 생활문화를 공동체 활동이 포함되는 활동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비(非)참여자보다 높았으며, 생활문화 비(非)참여자의 경우 생활문화 활동을 동호회 활동 등 아마추어 예술 활동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둘째, 생활문화 참여자들의 인구사회학적 배경과 사회자본, 문화자본 보유에 따른 생활문화 참여양상, 그 중에서도 주체적 참여와 일상적 참여 측면에서의 차이를 살펴본 결과, 생활문화 참여자의 문화소양이 높을수록 관람형태의 수동적 참여보다,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참여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생활문화 활동 양상 중 지속적인 정기 모임의 형태로 활동하는 경우와 직장동료 및 동호회 등 모임을 통해 참여하는 경우에 생활문화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생활문화의 특성 중 일상적 참여에 관련된 부분에서는, 본 연구의 조사 대상인 2·30대 수도권 거주자의 경우 대부분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모임보다는 일시적이고 비정기적인 모임으로 생활문화에 참여하는 비율이 매우 높으며, 거주지, 직장, 학교 등을 포함한 생활권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일반적으로 청년 세대의 경우 생활권 내에서 비정기적인 형태로 생활문화 활동에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문화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경우와 생활문화에 공동체 활동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경우에 일상적인 생활권을 벗어나 생활문화 활동에 참여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또한 생활문화의 일상성과 생활문화 활동 양상과의 관계에서는 가족과 함께하는 경우 지역을 기반으로 생활문화 활동에 참여하거나 생활문화 활동이 거주지와 가까운 일상의 범위에서 이뤄지고 있었으며, 동호회나 모임을 통해 참여하는 경우 생활문화의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참여가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셋째, 응답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사회자본 및 문화자본 보유, 생활문화 인식에 따라 생활문화에 참여하게 된 목적을 살펴본 결과, 먼저 사회적 목적에 따른 생활문화 참여는 응답자의 주관적 계층의식, 그리고 생활문화 인식 중 공동체 활동 변수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를 갖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생활문화 활동 참여자의 주관적 계층의식이 높을수록, 생활문화 활동을 공동체 활동으로 인식할수록 생활문화 참여에 있어 사회적 목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생활문화를 통해 지역사회와 연계하고 또 이에 공헌하고자 하는 의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살펴본 결과, 사회자본 중 네트워크가 넓을수록, 문화활동 측면에서의 문화자본 보유가 많을수록, 생활문화에 대해 공동체 활동 및 일상문화 활동으로 인식할수록 생활문화 활동에 대한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와 연계하고 공헌하고자 하는 의지를 더 많이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개인적으로 중요한 활동에 따른 생활문화 참여는 응답자 거주지, 결혼 여부, 그리고 생활문화 인식 중 공동체 활동 및 일상문화 활동 변수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연관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경인지역보다 서울에 거주하는 경우, 미혼인 경우, 생활문화를 공동체 활동으로 인식하는 경우, 그리고 생활문화를 일상문화 활동으로 인식하는 경우 생활문화 활동 참여에 있어 개인적인 목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는 이전까지 대부분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만 한정되어 있던 생활문화 조사와 연구의 관심을 2·30대 청년세대로 끌어와 조망하였고, 인구사회적 특성, 문화자본 및 사회자본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생활문화 활동을 연결 지어 사회적 영향 관계를 고려하는 시도의 측면에서 의의를 갖는다. 양적조사 기반의 수도권에 한정된 응답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탐색적 성격의 연구로, 연구 내용적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존재하여 한국 사회 전반에 관련된 것으로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는다. 앞으로 통계분석를 통한 양적 조사뿐만 아니라 이들 세대가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생활문화 활동 역시 좀 더 구체화하여 살펴보고, 실제 생활문화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나 참여관찰 등 질적 연구 방법을 통한 복합적인 연구 등 좀 더 세심하고 심층적인 후속 연구가 수행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