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함께한 도구로서의 공예는 삶의 방식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형식으로 전환되어왔다. 인간의 문명 · 기술 · 환경에 따라 공예는 형태 · 기능 가치의 변이를 거듭하며, 삶의 현실과 인간의 욕망을 담는 실체로 존재해 왔다. 전통적 수공예로부터 산업사회를 지나 정보혁명의 시대를 관통해온 공예는 시대정신과 사회적 변화를 수용했을 뿐 아니라 미래의 지향점을 포용하는 오늘에 이르렀다.
한국 역사의 공예는 급격한 근대화 여파로 사회적 트라우마(Social-Trauma) 관계 속에서, 치열한 예술과 대중적인 디자인에 밀려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상성의 예술로서의 공예는 과거에 비해 생활 속 발견과 대중적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또한 디자인과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공존 속에서 전통적 방식의 고수와 영역을 옹호하기에, 장르적 경계가 무너지는 크로스 오버(Cross Over) 현상이 드러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사회에서의 현대공예는 경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존립의 갈등과 혼란의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공예의 문제들은 궁극적으로 한국의 사회 변동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근대화와 서구화의 수용과 진행으로부터 드러난 결과이지만, 더 많은 활성화에 대한 바람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현대공예는 미술 장르에서 평면이나 입체 미술로 구분되고 있으며, 기능의 개념으로 디자인과도 분리되고 있다. 하지만 다변화되고 급격한 변화의 과정을 겪은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에서는 기존의 분류체계로 나눠진 영역이 해체되고 있는지 오래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술뿐만 아니라 공예 또한 경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정체성을 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공예의 역사와 문화를 토대로 여타 비엔날레와 달리 공예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전 세계 유일한 청주공예비엔날레가 1999년 개최하였다. 2017년 제10회에 이르기까지 20년의 역사를 맞이하고 지난 열 번의 행사를 치르면서 공예문화 발전과 공예산업의 파급효과 등 많은 성과를 이루어 왔으며,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지향하는 이념과 목표를 통해 공예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다.
본 논문은 21세기 한국 현대공예의 융 · 복합적인 성향을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역대 전시자료의 분석을 통해 성향과 특징을 파악하고자 한다. 특히 지금까지 청주공예비엔날레가 다뤄온 많은 담론과 이슈는 어디로 향하고 있으며, 무엇이 공예를 이야기하는지에 대해 청주공예비엔날레의 변화와 함께 한계를 짚고 한국 현대 공예의 방향성에 대해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