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강한 정파성에 뿌리를 둔 왜곡·편향 보도가 한국 언론 불신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받고 있는 가운데, 수용자가 지각한 매체의 정치성향은 수용자와 신뢰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수용자와 매체의 정치성향의 일치/차이 지각이 신뢰도(Credibility)와 브랜드 자산(Consumer-based Brand Equity)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였다.
언론 수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겨레신문의 정치성향에 대한 인식, 7개 측정항목의 신뢰도, 9개 측정항목의 브랜드 자산 평가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한 결과, 수용자는 매체와 정치성향이 일치한다고 지각할수록 매체 신뢰도와 브랜드 자산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수용자들은 한겨레신문의 논조를 매우 보수, 보수, 중도, 진보, 매우 진보 가운데 대체로 '진보'로 인식하였다. 보수 성향 수용자들은 한겨레의 정치 성향을 어떻게 인식하든 신뢰도 평가에서 적대적 매체지각(대조 편향)을 강하게 드러냈다. 중도 수용자들은 우호적이지도 적대적이지도 않았다. 진보 수용자들은 우호적 매체지각(동화 편향)을 드러냈다. 다만, 진보 수용자들의 우호적 매체 지각은 보수 수용자들의 적대적 매체지각에 견줘 강도가 약했다. 한겨레신문이 자신보다 보수적이라고 인식하는 일부 중도, 진보 수용자들도 신뢰도를 매우 낮게 평가했다.
이 연구 결과는 신뢰도가 정확성 진실성 등 메시지에 대한 객관적 평가 요소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 과정에서 형성된 수용자와 매체 사이의 세계관 차이 지각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미디어 기업에 신뢰도가 갖는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수용자와 매체간 정치성향의 일치와 신뢰도, 브랜드 자산 평가 사이의 관계를 구조방정식 모형을 통해 분석했다. 신뢰도는 브랜드 자산 평가의 예측변수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