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내면화된 수치심이 성인진입기 청년의 아동기 학대 경험과 경계선 성격성향의 관계를 매개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성격장애로 진단받지는 않았지만 경계선 성격성향으로 인해 개인·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성인진입기 청년들을 이해하고, 적절한 상담전략 수립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본 연구를 위해 2019년 9월~10월 두 달 간 서울과 경기지역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성인진입기(만 18세~25세)청년들에게 자기보고식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연구를 위해 사용한 척도는 아동기 외상 질문지(CTQ), 갈등관리행동척도(CTS)중 부부폭력노출 척도, 내면화된 수치심 척도(ISS), 경계선 성격장애 척도(PAI-BOR)이다. 수집된 자료는 Baron과 Kenny(1986)의 매개검증분석방법을 활용하여, SPSS 18.0 통계분석 프로그램으로 분석하였다.
연구결과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주요 변수인 아동기 학대경험과 내면화된 수치심, 경계선 성격성향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모든 변수 간에는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각 변수의 하위요인 간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 아동기 학대경험의 하위요인인 신체적 학대와 내면화된 수치심의 하위요인인 실수불안을 제외하고 두 변수 간 모든 하위요인은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아동기 학대경험의 모든 하위요인은 경계선 성격성향의 모든 하위요인과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으며, 내면화된 수치심과 경계선 성격성향의 모든 하위요인 간에도 유의한 정적상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다른 선행연구와 같은 맥락의 결과이며, 아동기 학대경험의 빈도가 많을수록 내면화된 수치심의 정도가 심해지며, 내면화된 수치심과 경계선 성격성향의 관계도 정도 면에서 그렇다는 의미이다.
둘째, 아동기 학대경험이 경계선 성격성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아동기 학대경험은 경계선 성격성향에 유의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동기 학대경험이 많을수록 경계선 성격성향의 정도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아동기 학대경험과 경계선 성격성향의 관계에서 내면화된 수치심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내면화된 수치심은 아동기 학대경험과 경계선 성격성향의 관계를 부분매개하는 것으로 검증되었다. 이는 아동기 학대경험이 경계선 성격성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내면화된 수치심도 경계선 성격성향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성인진입기라는 현대사회문화를 반영한 발달단계에 있는 청년들의 아동기 학대경험이 경계선 성격성향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둘째, 내면화된 수치심이라는 보다 본질적인 심리적 변수가 경계선 성격성향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고자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최근의 경계선 성격성향 연구들이 언어화되거나 이해되기 어려운 초기경험과 관련된 심리적 변수에 주목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하고자 하였다.
셋째, 학대경험에 부부폭력노출을 포함하면서, 비교적 연구가 적은 부부폭력노출과 내면화된 수치심, 경계선 성격성향이라는 주요변수로 연구를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넷째, 상담장면에서 경계선 성격성향 증상의 어려움으로 내방한 내담자의 사례를 개념화하는데 기초자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내면화된 수치심이 상담자에 의해서도 자극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조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