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생각이 자신의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불안감이 커지게 된다. 이러한 불안한 감정을 떨쳐버리기 위해 인간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한 소속감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공포관리 이론(Terror Management Theory)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자신이 속한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와 규범에 대한 준수를 통해 자신의 자존감 및 정체성을 강화함으로써 죽음이 가져오는 사회적 단절에 대한 공포감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행복해지기도 하고 불행해지기도 한다. 사회적 관계를 잘 만들어 가고 싶은 인간의 욕구는 인간이 아닌 비인적인 대상을 통하여 대리만족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죽음에 관한 생각이 커질수록 사회적 소속감을 강화하고자 하게 되고 이러한 행동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충족되지 못하는 경우, 대체재로서 비인적인 대상을 의인화(Anthropomorphism)하게 되는데 이러한 행동은 제품 및 브랜드에 대한 소비행동에서도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죽음생각이나 사건에 노출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의인화된 브랜드를 더 높게 평가할 것이라는 첫 번째 연구의 가설을 수립하였다. 연구 결과, 죽음 현저성(Mortality Salience)은 의인화된 브랜드 평가에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 연구의 두 번째 가설은 사람마다 사회적 관계를 강화하려는 사회성 동기의 욕구가 기질적으로 차이가 있으며, 이러한 욕구의 차이가 죽음생각이나 사건에 노출되었을 때 의인화 브랜드를 평가하는데 있어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검증하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사회성 동기가 높을수록 의인화 브랜드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연구는 죽음 현저성이 의인화 브랜드 평가에 미치는 영향은 의인화 유형의 지각 차이에 따라 그 영향력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다. 연구 결과 죽음 현저성이 의인화 브랜드 평가에 미치는 영향은 서번트로 의인화된 브랜드보다 파트너로 의인화된 브랜드의 경우에 그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 연구는 연령대를 조절변수로 죽음의 유형이 의인화 브랜드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세 번째 연구의 첫 번째 가설은 의인화 브랜드에 대한 평가는 자연사로 인한 죽음의 공포보다 사고사로 인한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경우에 더 높게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다. 연구 결과, 죽음의 유형이 의인화 브랜드 평가에 미치는 영향력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세 번째 연구의 두 번째 가설은 죽음의 유형은 연령대를 조절변수로 의인화 브랜드 평가에 미치는 영향력의 차이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다. 연구 결과, 죽음 유형과 나이의 상호작용 효과 역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참가자의 연령대가 높을수록 의인화된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경향은 방향성 측면에서 자연사에 대해서 생각할 때 더 크게 나타남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죽음 현저성과 의인화된 브랜드 평가의 상관관계를 검증함으로써 죽음 현저성과 의인화된 브랜드 연구의 새로운 확장방향을 제시하였다는 점이다.
둘째, 죽음 현저성으로 인해 떨어진 자존감은 사회적 관계 등 사회성 동기의 강화를 통해 회복될 수 있으며, 이러한 사회성 동기는 의인화의 중요한 심리적 요인 중의 하나로서, 죽음 현저성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의인화된 브랜드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조절변수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또한 역으로 의인화된 브랜드가 사회적 관계 및 소속감 강화의 필요성을 충족시켜 줌으로서 죽음 현저성에 대한 공포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어기제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이 점이 이 연구가 가지는 가장 중요한 학문적 시사점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죽음 현저성과 의인화 브랜드 평가에 있어 의인화의 유형이 새로운 조절변수가 될 수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죽음 현저성으로 인한 죽음의 공포는 사회적 유대 관계의 결핍을 보상받기 위한 대상으로, 서번트 브랜드일 때보다 파트너 브랜드일 경우에 의인화 브랜드에 대한 평가가 더 높게 나타남이 입증되었다.
마지막으로 죽음의 유형이 의인화 브랜드 평가 시, 연령대 별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죽음유형의 차이가 의인화 브랜드 평가에 미치는 영향력에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나이에 따른 조절효과도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죽음유형이 사회적 관계의 대상으로써 의인화 브랜드를 평가하는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며, 연령대별 차이도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본 연구는 죽음 현저성이 소비자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기존 연구를 확장하여 죽음 현저성과 의인화 브랜드의 관계성을 새롭게 검증해 보고자 하였다. 죽음 현저성으로 인한 죽음에 대한 공포는 자신이 속한 사회적 관계의 강화를 통해 완화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대체재로서 의인화된 브랜드의 역할 및 유형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 질 수 있는 새로운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본 연구가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