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에 있어서 홍차는 티테이블 세팅의 한 요소로 인식되어져 있다. 그런 이유에서 인지 한국에서는 유럽풍의 도자기로 화려하게 갖추어야 홍차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는 듯도 하다. 이러한 분위기의 홍차를 한국에서는 제대로 즐기고 있는지 한번쯤은 되짚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1970년대를 지나 지금에 이르기 까지 한국의 전통다도는 녹차를 그 음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한 관계로 홍차는 한국이 아니라 서양의 음료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조선에서 즐겼던 차가 발효차 종류였다는 연구들이 소개되면서 발효차인 홍차가 한국의 전통 음료가 아니었다고도 말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 측면에서 홍차를 새롭게 고찰해 보아야 할 필요성이 더욱 강조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일제시대 당시 악양지역에서는 현재의 제다방식인 홍차 제다 방식으로 발효차를 만들어 일상적으로 음용하고 있었다는 연구가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관심과 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이 부분은 앞으로 계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홍차 제다방법에 있어 서양의 경우를 볼 때 19세기부터 발전을 시작하여 현재에는 인도의 홍차 제다방법인 위조→유념→발효→건조 방식을 기준으로 제다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제시대부터 한국의 악양지역에서 제다되어진 홍차는 한옥의 특징을 살려 온돌방에서 발효와 건조를 진행하여 왔다. 이러한 악양지역에서의 제다법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홍차제다법과 제다방식이 다르지 않음을 인식한다면, 한국의 홍차는 현재 한국인이 알고 있는 것 보다 더 이전부터 홍차가 제다되어져 미미하지만 이어져 왔음을 보여주는 자료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의 홍차문화를 재인식하고 더욱 더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차원에서 발전된 외국의 홍차문화, 특히 인접한 일본의 홍차문화를 함께 고찰해 봄으로서 한국의 홍차문화의 발전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이러한 연구를 목적으로 한일 양국의 제다법과 도구, 교육, 음용 등을 살펴보았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일찍이 서양과의 교류가 빈번해 지면서 홍차문화가 상당히 발전되어 왔다. 그리고 현재는 다양한 상품 개발을 통해 홍차 시장을 주도해가고 있으며, 이미 대중의 생활 속에 자리 매김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은 광복이후 1960년대를 맞이하면서 일제잔재를 청산하고자 하는 생각들에 의해 일본의 잔재라 인식되었던 녹차와 더불어 홍차는 일상생활에서 배제시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최근 10년 사이에 한국다도를 즐기는 차인들이 주축이 되어 홍차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면서 일부 학교에서 산업을 위한 홍차교육이 시작되고 있었다. '테이블 세팅 안에 홍차'라는 모습을 통해 홍차는 서구의 음료라는 이미지가 더욱 강화되게 되었다. 그러한 이미지로 인해 홍차는 대중과 더욱 멀어져 버린 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한일 양국의 홍차문화를 살펴보면서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홍차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보았다. 그리고 제대로 된 교육을 통하여 한국의 정서가 담겨진, 세련된 대중의 홍차문화로 이끌어갈 수 있는 가능성도 볼 수 있었다. 그런 문화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잘 교육되어지고 잘 갖추어진 홍차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그 선행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홍차에 잘 맞는 홍차도구의 연구개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할 과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