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전 세계 평균 온도와 바다의 표층 수온이 상승하고 남극과 북극의 해빙으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온과 표층 수온의 상승 폭은 전 지구적 추세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 우리나라 바다는 표층 수온의 상승으로 동해, 서해, 남해에서는 이미 해역별 어종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해양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협한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수산업 간의 인과성 선행연구는 주로 어류를 대상으로 진행되어 오고 있고, 해조류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해조류 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 수산물 대표 수출품이기도 한 김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품종으로 알려졌지만, 기후변화와 김 생산량과의 인과성에 관한 선행연구의 축적은 아직 요원하다.
기후변화가 김 생산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리적으로 남해안과 서해안 중간지역인 진도-해남 해역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고, 2005년 10월부터 2020년까지 4월까지 약 15년 동안의 김 생산량, 수온, pH, DO, 기온, 난방도일, 강수량, 풍속, 일조율, 김 시설량 자료를 변수로 선정하였다. 각 변수가 각각 김 생산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시계열분석, Granger 인과검정, VAR과 VECM을 이용한 충격반응분석을 통해 인과성을 분석하였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김 생산성 변화는 김 산지 위판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김 산지 위판가격 예측을 수행하였다. 가격 예측은 수급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물김 최대 산지인 전남의 위판가격을 시계열분석의 대표적인 기법인 지수평활법과 ARIMA 모형을 통해 예측해 보았고 역사적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모형의 정확도와 안정성을 검토하였다.
연구 결과, 수온 상승은 김 생산량에 음(-)의 영향을 미쳤고, pH의 감소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으며, DO의 감소는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음(-)의 영향을 미쳤다. 기온은 단기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변수로 나왔으며, 강수량은 장·단기적으로 김 생산량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왔고, 특히 단기적으로 양(+)의 영향을 미쳤다. 풍속의 증가는 단기적으로 김 생산량에 양(+)의 영향을 미쳤지만,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음(-)의 방향으로 바뀌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조율의 증가는 김 생산량에 양(+)의 영향을 미쳤고, 김 시설량은 김 생산량과의 단기적 관계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강한 양(+)의 영향을 주는 변수로 확인되었다. 김 시설량을 늘리면 김 생산량도 함께 지속적으로 늘어날 거라는 기대는, 시설량을 늘리고 신품종을 개발하더라도 어장 밀집과 기후변화에 따른 겨울철 고수온 등 여러 요소의 작용과 변화에 따라 큰 제한을 받고 있다. 전남 김 위판가격 예측 결과로는 역사적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에 이용된 총 7가지 모형 중 Drift 예측을 이용한 지수평활법 예측모델이 시계열의 정상성과 예측모형 정확도 검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선택되었다.
기후변화와 김 생산량 간의 인과성 분석 및 김 위판 가격예측모형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의 몇 가지 정책적 제언을 끌어냈다. 첫째, 김 채묘시기 조절, 둘째, 안정적인 김 채묘 시스템 구축, 셋째, 김 수산종자 개발과 보급, 넷째, 어장 정비와 외해(外海)로의 확장, 다섯째, 블루카본(Blue carbon)을 통한 해양생태계 복원이다. 향후 기후변화에 대응한 여러 품종에 대한 인과성 및 취약성 분석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 구축과 종합적인 접근 방식으로 정책의 빈 곳을 찾고 새로운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