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전해야 한다.' 라는 의미는 전달방식이나, 청중의 마음을 감동케 하기 위한 수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권위를 청중에게 두는 것이 아니라, 말씀의 근간이 되시는 하나님께 두는 것이며, 설교 전달에 있어 수단과 방법에 그 중요성을 두는 것이 아니라, 성경 본문 그 자체에 중요성을 두는 것이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청중들이 요구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성경 본문 앞에 귀를 기울인 동시에 성령님께서 저자를 통해 말씀하신 성경 본문의 방식과 목적에 따라 하나님의 의도를 전달해야 한다.
이처럼 오늘의 시대에 확실한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 하기 위해서는 '청중의 상황과 마음의 상태'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1차적으로 '성경본문과의 충분한 소통과 나눔'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므로 성경 본문이 오늘의 시대에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설교자는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설교에 있어 올바른 감정 사용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수사학의 세 가지 요소 중 파토스(Pathos)가 설교에 있어 어떻게 사용되어야 할지를 고민하였다. 특히, 파토스가 연사의 열정으로 혹은 청중들이 연사를 통해 감정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인식한다면, 이는 설교자의 설교에 있어서도 열정과 감정을 조율하여 사용함이 필요하고, 오늘날 설교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설교자들이 설교함에 있어 '파토스'적인 요소를 오로지 청중들의 감정적 호응을 의식한 예화 사용과 설교자 자신의 어색함을 해소하기 위한 유머의 사용, 설교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감정적 요소로서 불필요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이런 수단을 통해 청중들의 감정을 컨트롤 하려는 모습도 보았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에게는 어떠한 파토스(Pathos)를 가지고 있어야 할까?
설교는 성령의 감동하심으로 기록된 성경의 이야기를 설교자를 통해 전달되는 것이다. 성령의 감동하심으로 기록된 성경의 말씀이 설교자를 통해 청중에게 오롯이 선포되어질 때, 성령의 감동하심으로 기록된 성경의 말씀은 살아서 운동력이 있어 청중의 생각과 영혼, 그리고 삶을 변화시켜 나간다. 당연히 이 흐름 속에는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의 의도가 설교자를 통해 청중들에게 전달되며, 하나님의 열정이 설교자의 열정이 되어 청중에게 전달되어져야만 한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감정과 성경본문의 분위기가 설교자를 통해 청중들에게 전달될 때, 그 하나님의 감정이 청중의 감정에 이입되어 수천 년 전의 성경의 말씀이 오늘 이 시대에 나의 삶과 상황 속에서 온전히 적용되어지게 되는 것이다. 즉, 성경본문이 말하는 말씀의 의도와 성경본문 속에서의 하나님의 감정과 열정이 설교자를 통하여 제대로 전달되어져야 한다. 라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청중의 감정을 활용하고 설득하여, 감동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과 수단들이 많이 있다. 설교 중에 영상을 본다거나, 조명을 조절하거나, 잔잔한 배경음악을 통해, 혹은 설교자의 쇼맨쉽과 같은 과도한 음성과 액션을 통해 청중들의 감정을 증폭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성경에서의 올바른 감정사용의 실례(實禮)'를 통해, 우리는 예수님의 파토스를 통해 그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
"간음 현장에서 붙들린 여인"(요한복음 8장 1-11절) 말씀을 통해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의도와 감정을 정확하게 알고 행하셨다. 라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공중의 새와 들의 백합화"(마태복음 6장25-34절), "선한 목자"(요한복음 10장 11-21절)의 성경본문을 통해 각각 "비교와 대조", "은유와 비유"를 통해 하나님의 의도와 감정을 어떻게 청중들에게 전달하였는지를 살펴보았다. 더 나아가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누가복음 10장 25-37절)를 통해서 '이야기 속 질문과 상황'을 통해 청중들의 감정을 하나님의 말씀의 의도와 감정으로 자연스럽게 인지하고 사고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예수님의 파토스를 살펴보았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설교를 준비함에 있어 성경본문의 소리, 하나님께서 성령의 감동하심으로 기록하신 성경 본문의 의도와 그 속에 담긴 하나님의 감정과 성경의 분위기를 명확하게 알고 설교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