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막장 드라마' 논란의 이면에는 흔히 알려져 있는 대로 TV 방송사 간의 지나친 시청률 경쟁이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를 비판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며 자국 대중문화를 윤리적 잣대로만 재단하려는 일부 언론의 편향적 시각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하겠다. 이처럼 한국의 대중문화, 특히 드라마 산업에 가해진 소재와 창작의 윤리적 제약은 최근 넷플릭스(NETFLIX)를 통해 개봉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 열풍에 힘입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 명실공히 전 세계가 주목하는 K-드라마, 그 성장판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당당히 수행해 낸 한국의 소위 '막장 드라마'의 역사성과 서사구조에 천착한 본 연구는 2015년 이후 본격적으로 학계에서 논의 되고 있는 소위 '막장 드라마'에 대한 현실적 드라마 장르로서의 수용을 넘어선 '고부갈등 막장 드라마'의 사회적 담론에 주목하고 이제는 고유명사로 굳어 버린 이름에 내재된 부정적 편견을 일소하며 나아가 보다 긍정적인 사회적 순기능을 수반하는 여성에 의한 여성의 내러티브(Narrative)에 귀 기울이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아울러 동남아시아 한류의 교두보인 베트남 TV에서 2017년 선풍적인 인기리에 방송된 34부작 드라마 '쏭 쭝 버이 메 쫌(Sống Chung Với Mẹ Chồng/시어머니와 함께 살기)'의 고부갈등 서사구조와 '한국적 고부갈등 막장 드라마'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이른 바, 고부갈등 서사구조의 20단계 과정을 제시하고, 동시에 서사구조 속에 담겨진 의미를 자크 데리다의 해체주의적 관점으로 분석하여 그 안에 내재된 한·베 양국의 놀랍도록 흡사한 문화적 토양의 유사성을 홉스테드의 문화차원 이론과 칼 융의 집단 무의식을 통해 살펴보며 한·베 양국의 '고부갈등 서사구조의 막장 드라마'를 자크 데리다의 해체적 폭력론을 통해 고찰하고 이 과정에서 드러난 여성 담론의 사회적 가치와 의의를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