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탐정"의 법제화를 위해 1990년대 후반부터 여러차례 국회의원의 의원입법 제안이라는 형식으로 법안이 제출되었으나, 21대 국회까지도 법제화가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2020년 8월부터 탐정의 용어사용이 전면적으로 허용됨에 따라 민간영역에서 다양하게 활동하였던 탐정 및 유사탐정이 공식적인 활동과 영업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여러 협회를 통해서 민간자격 과정이 다수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아직 "탐정"이 법제화되지 않았음에도 각 고등교육기관들은 여러 형태의 탐정학과를 개설하기도 하였고, 또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학계에서도 탐정관련 우수한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처음 개설하는 탐정관련 학과로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고등교육기관의 체계적인 교과과정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탐정학과는 새롭게 도래하는 특수한 환경을 대비하여 탐정이라는 신(新)직업군으로서 준법성, 윤리성 그리고 전문성을 갖춘 인재양성이라는 교육목표를 설정하여야 한다. 이러한 준법성, 윤리성 그리고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교육과정 역시 체계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탐정학과의 교육과정은 위법한 활동을 금지하며 법의 테두리 내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법률관련 과목과 탐정제도의 이해와 적용을 위한 탐정관련 이론, 실제 탐정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탐정실무과목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현재 전국에 개설되었거나 개설이 예정인 탐정학과들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계층의 인터뷰와 설문을 실시하였다.
① 탐정학과 고등교육기관에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현 탐정학과 고등교육기관의 교수진, ② 현재 탐정학과 고등교육기관에서 수학하고 있는 학생, ③ 현직에서 활동 중인 탐정관련 종사자, ③ 현직 경찰 및 군 수사관 출신의 군인 등 탐정의 유사직역의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인터뷰 및 설문을 실시하였다. 학생들과 교수(전문가), 유사직역인 (군사)경찰들은 현재 탐정학과의 교과 과정은 탐정의 업무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현업 탐정관련 종사자들은 보통이거나 약간 도움이 된다는 정도의 의견이었다. 대부분이 탐정관련 기초적인 이론이나 법률관련 교과목 위주로 설계되어 있으며, 탐정관련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따라서 현업에 종사하는 탐정들이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의 반영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탐정학과 교과목을 설계할 당시 수많은 토의와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현재의 교과과정이 수립되었을 것이다. 심지어 법제화되지 않은 탐정분야의 개설이 쉽지 않아 독립된 탐정학과만의 정체성을 가진 독립된 학과를 개설하지 못해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시간을 가지고 반영하고 발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계에서도 현장에서 요구되는 교과목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요구와 탐정업자들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실무에 관한 교과목의 편성이다. 현재 개설된 탐정관련 학과들은 탐정관련 이론, 법률과목, 실무과목 위주로 편성되어 있으나, 실무에 대한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학은 학문을 연구하는 곳으로서 실무를 과도하게 편성한다면 민간의 자격증 과정이나 별반 차이가 없을 수 있다. 따라서 각 학교에서는 실무 교과목을 추가 편성하고 탐정관련 세미나 수업이나, 실습의 형태를 추가 반영함으로써 이러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직업의식, 윤리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공통적인 의견이 나왔으며, 미래 탐정의 발전 방향과 분야인 사이버·디지털 분야와 산업(기업) 보호 분야에서의 역할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교과과정의 강화가 요구된다.
현재 탐정학과 고등교육 관련 개설된 대학교들은 물론 학교의 목적과 목표에 의해 교과과정과 교과목이 설계되었을 것이며, 이는 충분히 달성하고 부합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탐정학과 고등교육은 독립된 학문적 정체성을 가진 학과로 개설되지 않고 있다. 아직 탐정관련 법제화가 되지 못한 것도 이유 외에도, 학령기 학생 수의 감소에 따른 학생모집에 유리함을 가져가기 위해 경찰이나 수사등과 연계하여 학과를 개설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현재 탐정학과는 탐정의 학문적 정체성 정립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경찰이나 수사 관련된 통합의 형태로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학생들의 수가 감소됨에 따라 많은 학교의 폐업, 전공의 폐설이 되는 상황에서 아직 법제화가 되지도 않은 "탐정"이라는 명칭을 학과에 사용한다는 것 자체로 매우 의미있고, 대단한 도전이다. 아직 경찰학조차 별도의 학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행정이나 범죄학의 분과학문으로 이어지는 만큼 탐정 역시 독립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법제화에 맞추어 학계와 현업 탐정업 종사자들간의 긴밀한 협조와 교과과정의 전문화, 내실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