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일상적인 편견과 불평등에 관심을 가지고 실생활에 적용하여 기존의 규범을 바꾸어 나가려고 하는 페미니스트적인 사고의 측면-페미니스트입장론적 인식론-의 차원에서 교육현장에 얼마만큼 성 고정관념 성 불평등한 요소들이 자리 잡고 있는지, 교사들은 이러한 불평등함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했다. 또한, 교원양성과정에 성인지 교육이 필수교육으로 편성되는 등 성인지 및 젠더 문제에 대한 관심과 문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보육 현장은 어떠한 영향을 받고 있는지 Z세대 교사들의 생각을 알아보고 이들의 경험과 생각을 통해 성 평등한 교육환경의 구성과 실천 방안을 모색해 보았다.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Z세대 보육 교사들은 페미니즘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보육 교사들의 인식이 보육 현장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연구참여자들은 90년대 중반에 태어난 Z세대 교사들로, 현재 보육 현장에서 종사하고 있거나, 최근까지 보육 현장에 재직하고 있는 보육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교사들은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하거나 페미니즘이나 젠더 문제에 비교적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Z세대 교사들이 이전 세대의 교사들보다 성 평등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막상 현장에서 성평등 교육을 실천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었고, 자신의 생각과 신념대로 성 평등 교육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교사들이 느낀 어려움은 다음과 같았다.
첫 번째는 영유아들에서 나타나는 성고정관념과 이분법적인 생각이었다. 교사들은 영유아들에게서 나타나는 성고정관념은 성 평등한 관점을 가지고 영유아를 바라보려고 하는 자신들을 오히려 여자, 남자, 이분법적으로 생각하게 만든다고 했다.
두 번째는 교사들에게 내재된 성 고정관념이다. 성장하면서 자신에게 내재된 성 고정관념은 영유아들에게서 나타나는 성 고정관념과 맞물려 교사가 자연스럽게 성별로 영유아들의 특성을 구분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이어지고 있었다.
세 번째는 어린이집에서의 바쁜 일상으로 인해 성평등 교육까지 고려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었다. 교사들은 당장 내일 필요한 수업 또는 놀이 준비나 보육일지나 관찰일지 작성이 우선시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성평등 교육까지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네 번째는 교사들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동료와의 소통의 부재였다. 교사들은 성고정관념의 프레임에 갇혀 있거나,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동료 교사들과는 이러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되고, 이러한 소통의 부재는 보육 현장에서 교사들이 소극적으로 성평등 교육을 실천하게 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다섯번째는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이었다. 사회적으로 페미니즘과 관련된 많은 이슈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페미니즘이나 페미니스트에 대해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교사들을 위축되게 만들고 있었다.
이와 같이 최근 성평등과 페미니즘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보육 현장은 변화할 준비가 아직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었다.
한국 성평등 교육은 그 중요성이나 시대적 변화와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실천을 위한 구체적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성평등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성평등한 삶의 실천이 사회적 합의와 노력과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