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Aoki의 '사이 존재자'의 관점에서 교사가 단위 학급에서 교육과정을 실행하며 교육과정 5개 영역의 내용을 유아가 경험하도록 고민하고 지원하는 모습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4차산업혁명이 도래함에 따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OECD는 '교육 2030 학습 개념틀'을 제시하며, 교육과정 또한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의 유아교육 분야는 기존의 유아교육과정이 교사 계획 중심의 경직된 교육과정이었음을 반성하며, 교육과정 개정에 관한 목소리를 높이게 됐다. 이후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2019 개정 누리과정'을 통해 교사가 교육과정 실행에 대한 자율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과정에 대한 자율성을 발휘하기 위해 교사는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 대한 문해력과 더불어 교실 단위에서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실행력을 함양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교사는 국가 수준 교육과정과 유아 사이에 존재하게 되는데, Aoki는 이를 '사이 존재자'로 보았다. 사이 존재자로서 교사는 '계획으로서의 교육과정(Curriculum as Plan)'과 '살아있는 경험으로서의 교육과정(Curriculum as Lived Experience)' 사이에 존재하며 두 개의 교육과정 사이에서 변증법적으로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교사는 학습자에게 질 높은 교육과정을 제공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게 되고, 그 결과 교육과정은 학습자와 연결되며 '살아있는 교육과정(Lived Curriculum)'으로 변화한다. 따라서 교육과정을 실행하는 교사의 모습을 Aoki의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교육과정 실행의 의미를 더욱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경기도 소재의 S유치원을 방문하였으며, 연구대상은 6년 차 만 5세 반 담임교사이다. 자료 수집은 2021년 7월 5일부터 11월 5일 기간 중 약 3개월 동안 이루어졌으며, 이후 2021년 12월 6일부터 12월 24일까지 추가 관찰을 진행했다. 이후 이를 전사하였으며, 전사한 자료는 날짜별로 정리하여 교실관찰, 교사 면담, 일지와 함께 살펴보았다.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이 존재자로서 교사는 교육과정을 계획하고 실행, 기록하는 모든 과정에 촉각을 세우며 긴장하고 있었다. 둘째, 사이 존재자로서 교사는 여기저기로 뻗어 나가는 유아들의 놀이를 따라가며 유아들의 놀이가 다성적으로 울리도록 했다. 셋째, 사이 존재자로서 교사는 유아 놀이의 상황 맥락을 따라 적절하게 지원하고 있었다. 넷째, 사이 존재자로서 교사는 누리과정 일상화하여 이를 의식하지 않고도 교육 현장에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있었다. 다섯째, 사이 존재자로서 교사는 유아에게 질문을 이어가며 유아로 하여금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있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교육과정 실행의 의미를 Aoki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었으며, 교육과정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넓힐 수 있었다. 하지만 다수의 교사가 교육과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실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경향성과 교사가 교육공동체를 이루어 협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를 진행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따라서 추후 진행되는 연구에서는 연령별, 기관별로 교사가 교육과정을 어떻게 이해하여 실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교사들이 교육공동체를 이루어 교육과정 실행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살펴보는 연구가 이루어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