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는 음양오행설을 기반으로 한 땅에 관한 이치를 체계화하여 나타낸 전통적인 논리 구조로 오래전부터 우리 문화의 토속적인 신앙과 같은 위상으로 사람들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좋은 터를 선택하여 복을 구하는 기복(祈福)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땅의 기운을 통해 건강한 삶과 복록을 누리고자 하는 현실적인 인식까지 반영하여 경험과학이자 생활과학으로 일상생활에까지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풍수의 기원에 관한 논의는 중국의 도입설과 한반도의 자생설로 나뉘고 있다. 지석묘(支石墓)의 문화 형성과 신라 탈해왕의 반월성(半月成) 선정 등은 한반도 산악형성의 지형구조인 산신의 숭배 사상으로 풍수가 중국 당나라로부터 유입되기 전 우리나라에 자생풍수가 있었다는 근거로 간주되기도 한다.
도선국사는 당나라의 풍수 사상을 우리나라의 자생풍수에 접목시켰는데, 그는 불교뿐만 아니라 도참사상 등으로 정치·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갔다. 도선 풍수의 특징은 국역풍수(國域風水)로 풍수 법술은 비보풍수(裨補風水)이다.
비보는 보완 및 압승(壓勝)원리인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병든 땅을 사람을 치료하듯이 부처의 불법(佛法)으로 사찰(寺刹), 사탑(寺塔), 불상(佛像), 당간(幢竿) 등으로 비보하여 아픈 땅을 치료하는 치유의 지리학이다.
사찰 비보풍수는 토착적인 풍수 사상이나 불국토사상(佛國土思想) 등이 다양하게 혼합되어 형성된 것이다. 대개 산지에 형성된 사찰은 산신각을 중심으로 토착적 민간신앙인 산신신앙과 불교가 습합되어 사찰 풍수의 면모를 드러낸다. 제방의 사찰 등에서 매년 산신제 의례를 행하는 것도 사찰 풍수적인 관념과 일맥상통한다. 주로 기존에 행해왔던 사찰 비보풍수의 적용방법은 사찰, 사탑, 숲, 연못, 조형물 등의 비보로 형이하적인 관념이 주를 이룬다.
반면에 현대적인 사찰 비보풍수는 형이상적인 관념의 요소가 내재된 수맥제거 비보, 사찰개명 비보, 불교·신앙적 비보, 밀교적 비보형태로 구성되어 진다. 수맥제거 비보는 동판, 소금단지, 도자기, 수석(암석) 등으로 비보하고, 사찰개명 비보는 파동성명학 기법을 사용하여 사찰개명 비보를 한다. 불교·신앙적 비보는 산신과 집안을 다스리는 성주신(가택신), 터를 관장하는 지신인 터주신(터신)께 신들의 숭배와 복을 기원하는 행위를 하여 비보를 한다.
특히 밀교적 비보는 호마의식으로 진언을 통해 신(身)·구(口)·의(意)가 우주의 본체와 하나로 통일되는 것으로 수행자가 부처의 세계에 들어가고, 부처가 자신에게 들어오는 일여(一如)의 경지를 추구한다. 사실 진언은 삼밀수행으로 자기 존재를 우주본체와 일치시켜 개인적인 구제를 넘어 타인을 제도하려는 이타적인 측면까지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사찰 비보풍수가 전통적 환경사상이자 지혜가 응축된 자연생태학적인 차원을 넘어 유심적인 불교사상과도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재조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다각적인 사찰 비보풍수를 통해 좋은 에너지가 감도는 수행 공간을 잘 조성하여, 수행자와 신도들의 건강증진 등을 비롯한 사찰 경영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