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노인요양시설의 시설장들이 환경변화로 인한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과정을 분석하여 도출되는 현상을 탐색함으로써, 노인복지 실천현장에서 안전하고 질 높은 돌봄과 시설 운영의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적용 가능한 실천적 대안을 제안하는 것이다. 연구자는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시설장들이 경험한 환경변화로 인한 위기상황의 중심현상, 대처하는 과정, 대처에 도움을 주는 자원을 도출하였다.
연구 진행을 위해 5년 이상 노인요양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시설장 15명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여, 2022년 6월부터 9월까지 심층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고, 수집된 자료를 근거로 원자료를 구성하였다. 자료 분석은 Strauss & Corbin(2001)의 3단계 분석 과정에 따라 지속적으로 비교하여 참여자들의 경험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탐색하였다. 분석한 결과 154개의 개념과 56개의 하위범주, 19개의 범주를 도출하였으며, 패러다임 모형에 의한 범주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시설장의 위기상황에의 대처과정에서 도출된 중심현상은 '위기상황에서도 어르신 돌봄을 끊임없이 실천하기 위해 노력함'으로 나타났다. 인과적 조건은 '시설운영의 패러다임 변화', '경영마인드를 강요하는 경영환경', '처음으로 겪어보는 감염병 상황'이며, 맥락적 조건은 '지원제도에 의존한 경영방식', '근로조건 악화와 욕구 다양화', '현실성 없는 지원제도'이다. 중재적 조건은 '자원의 활용', '정부와 지자체의 협조', '절대자에 의지', '사랑하는 가족의 힘', '노인의 삶에 대한 책임감' 이며, 작용/상호작용 전략은 '버팀목이 되어준 직원', '복지시설 원장으로서의 사명감', '위기상황을 극복하려는 몸부림', '시설장에서 경영자로' 도출되었다. 결과는 '복지시설 시설장으로서 삶의 보람과 기쁨', '변화에 강한 조직을 구축', '복지실천과 경영의 영속, 두 마리 토끼를 잡다'로 나타났다.
과정분석에 의해 시설장들이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보았을 때 '불안단계', '역경단계', '수용단계', 대처단계', 적응단계'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불안단계는 시설장들이 환경변화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변화된 환경에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을 인식하는 단계이다. 역경단계는 고통을 경험하는 단계로 경제적 고통과 비경제적 고통으로 나타났다. 수용단계는 역경에 좌절하지 않고 노인복지 시설장으로서의 사명감으로 변화된 환경을 받아들이는 단계이다. 대처단계는 역경을 극복하기 위한 참여자들의 대응으로 소극적 대처와 적극적 대처로 구분되었다. 적응단계는 위기상황에 대처하여 노인 돌봄을 끊임없이 실천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과 기쁨을 누리는 한편, 앞으로의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하고 있었다.
한편, 모든 범주들과 시설장의 위기상황 대처과정 경험을 아우르는 중심 주제인 핵심범주는 '변화의 소용들이에서 노인복지의 등불 지키기'로 도출되었고, 이에 따라 이야기 윤곽을 기술하였다. 이야기 윤곽의 전개를 통해 다른 범주들을 통합하고 정교화 함으로써 노인요양시설의 시설장들이 위기상황에 어떻게 대응하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중심현상과 관련되는 다양한 상황조건들을 미시적 조건과 거시적 조건에 따라 작용/상호작용 전략과 관련되어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기 위하여 '개인 차원', '조직 차원', '협회 및 동료 차원', '정부기관 차원'으로 분류하여 상호작용과 역동성을 분석하였다. 개인차원에서는 시설장의 사명감과 책임감 그리고 마음의 위로와 평안을 준 신앙과 사랑하는 가족들이 힘이 되어주었다. 조직 차원에서는 어려운 환경 하에서도 어르신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나가 되어준 직원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협회 및 동료 직원 차원에서는 대처사례와 정보를 공유해주고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발 벗고 나서준 주변의 시설장님들 그리고 자원 봉사자와 후원자가 커다란 힘이 되어주었다. 정부기관 차원에서는 감염병으로 어찌할 줄을 모르는 상황에서 가이드라인과 지침을 내려준 것이 불안감을 이겨내고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다.
본 연구의 이론적 함의는 근거이론을 적용해 노인요양시설의 시설장들이 환경변화로 인한 위기상황에의 대처과정 패러다임 모형을 도출하여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노인복지의 등불 지키기'에 대한 실체이론(substantive theory)을 개발하여 제시한 것에 있다. 또한, 개발된 이론은 현장을 지키고 있는 참여자들과의 심층면담을 통해 도출되었기 때문에 취해진 현장의 상황에 맞게 바로 적응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천적 함의를 갖는다.
이상의 연구 결과로부터 도출된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노인요양시설 시설장들이 시설을 운영해오면서 맞이한 위기상황의 배경이 되었던 것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시행과 최근의 코로나19 감염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시설의 책임자인 시설장들은 어떠한 위기상황 하에서도 어르신의 돌봄은 끊임없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노인복지를 실천하고 있었다. 셋째, 시설장들은 위기상황으로 인한 불안과 역경에 슬기롭게 대처하여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처경험이나 노하우를 시스템화하여 앞으로의 또 다른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었다. 넷째, 대처과정에서 힘이 되어 주었던 것은 조직내부와 조직외부의 자원 그리고 리더십을 발휘한 운영자 자신이었다. 다섯째, 시설장들이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내용들이 미시적 조건과 거시적 조건에 따라 대처전략과 관련되어 어떻게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여주는 한편, 대처자원까지 나열되어 있는 상황모형을 도출하여 현장의 시설장들이 처해진 단계에 맞추어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