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등과의 사진 인생은 1979년 처음으로 사진을 배우기 시작한 해부터 2003년 병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를 일컫는다. 1989년은 당시 중국의 사진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후등과의 사진 이념과 형식 역시, 이때부터 초기 단계를 벗어나 완숙기에 접어드는 중요한 해라 말할 수 있다. 본 연구는 1989년을 기점으로 그의 사진 경력을 두 단계로 나누고, 당대 사진계의 주요 흐름과 맞물려 그의 사진 철학과 특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후등과의 작품은 새로운 시대를 맞아 중국 사회의 전환기에 발생한 농민들의 수십 년에 걸친 여정을 담은 '현세적' 사진이다. 후등과는 다큐멘터리 사진만을 고집하며, 사진을 잘 모르던 시절부터 그는 삶의 '진실' 과 '인간성' 에 주목하였고, 자아에 대한 인식을 지속적이고도 진솔하게 사진 속에 반영하였다. 당시 역사적 배경과 시대정신, 그리고 개인에 대한 관심 등은 후등과를 포함한 중국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탄생했다. 후등과의 농촌 소재 다큐멘터리 사진은 오직 그 시대에서만 탄생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활동한 후등과가 중국 다큐멘터리 사진 역사에 끼친 기여와 역량은 지대하다.
본 연구는 주로 후등과의 '현세적' 개념을 주목하며 후등과의 다큐멘터리 사진 개념과 철학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후등과의 다큐멘터리 사진의 역사적 의미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역사에 공헌한 부분과 역사의 기록이라는 역할을 살펴보고자 한다. 동시에 신중국이 설립된 후 활동했던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 어떤 한계가 있는지도 논하고자 한다. 그러나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후등과의 사진 작품들은 중국 다큐멘터리 사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후등과의 다큐멘터리 사진 작품과 그가 실천하고자 했던 사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그의 작품은 역사를 기록하고 현실을 비판하는 이중적 의미가 담겨 있다. 따라서 후등과 농촌 소재의 다큐멘터리 개념이 어떻게 발생하고, 발전하여 성숙되어가며, 그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가는지의 과정을 고찰해 보았다. 본 연구는 후등과의 사진 이력과 사진 다큐멘터리 작품을 정리하고, 나아가 당대 사진계의 환경에 비추어 그의 사진 철학이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후등과가 농촌을 소재로 촬영한 최초의 사진가는 아니었지만 그의 독특한 사진은 깊은 의미를 담고 있으며, 중국 인문주의의 시각적 표현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그를 특징짓는 '소외 계층' , '농민' , '아마추어' , 이 세 가지는 후등과의 사진 일생에 늘 따라다니던 호칭이었다. 그는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복잡하고 다변적인 생활환경 그리고 사진 이론이 많지 않던 시대적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자신의 신념과 사진에 대한 애정을 실천하였고, 사진을 통해 사회 밑바닥 계층의 다양한 인간상을 포착하여 소박하고 진실한 다큐멘터리 사진을 개척하였다.
후등과가 다큐멘터리 사진에서 보여준 '현세성' 의 개념은 1980년대 중국 역사의 공백기를 극복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역사적으로 볼 때, 그가 추구한 '직접적인 이미지 개념' 과 '아름다움이 곧 생활이다,' 라는 비판 의식은 당시 중국 사진계의 각성을 촉진하였다. 나아가, 문화대혁명 이후 오랫동안 사진계에 팽배했던 '장식' 과 '허구' 의 오류를 비판하며 중국 민족의 사진 역사를 다시 썼다. 또한, 그가 주창한 '사람이 근본이다,' 라는 신념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환경, 사람과 시대의 관계를 재정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