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는 디지털 전환 현상으로 인해 나타난 생성음악의 양상과 특징을 파악하고,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을 적용하여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살펴보았다.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예술 형식을 등장시켰으며, 다양한 예술 표현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특히 컴퓨터 알고리즘 시스템을 넘어 인공지능을 통한 음악 작곡은 기술 또는 기계가 창작자인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기술의 발전과 매체변화에 따라 설계된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창작된 음악을 생성음악으로 보고, 인간의 고유 영역인 창작까지 관여하는 생성음악 속 인간과 기술의 관계 및 방향성을 탐색하였다.
이를 위해 II 장에서는 생성음악을 디지털 전환에 따른 사회문화적 현상의 하나로 보고, 첨단 기술로 인해 나타난 대중음악 산업의 변화와 의미를 살펴보았다. 또한 기술적 시스템을 통해 생성된 예술적 결과물인 생성예술의 의미와 특성을 바탕으로 생성음악을 정의하는 데 필요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이어서 생성음악의 시스템을 단순한 도구로 인식하지 않기 위해 인간과 기술을 동등한 행위자로 바라보는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을 적용하였으며, 관련 선행연구 분석을 통해 그 의의와 한계를 기술하였다.
이론적 배경과 선행연구를 통해 III 장에서는 규칙적 시스템의 무작위성과 우연성을 통해 스스로 생성된 음악을 생성음악으로 정의하고, 시대별 변화와 그 특징을 살펴보았다. 생성음악의 의미에 따라 수학적 개념의 규칙 시스템을 따르는 주사위 음악과 이미 만들어진 구조적 시스템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음악이 나타나는 우연성 음악과 미니멀 음악,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한 인공지능 음악을 포함한다. 각 음악은 시스템을 구성하는 매체와 방식, 시스템을 사용하는 주체, 수용자에게 전달되는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생성음악은 기존의 창작방식을 확장하여 시스템을 설계하고, 생성된 음악에 자유로운 표현과 해석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창적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의 적극적인 개입과 시스템 설계의 다양성이 이루어지면서 개방적 상호작용이 일어나며, 비교적 간단한 작동 방식을 통해 누구든지 음악을 생산하여 소유할 수 있다. 소유한 음악은 다양한 콘텐츠에 활용하여, 다양한 변형을 가져온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을 갖는 생성음악은 시스템을 통해 창작된다는 점에서 전통적 창작방식에서 벗어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창작의 주체가 되는 시스템은 뚜렷한 규칙성을 포함한다.
따라서 IV 장에서는 규칙을 찾고, 시스템에 적용하는 주체를 인간과 비인간인 컴퓨터로 구분하였으며, 각각의 행위를 통해 설계된 주사위 작곡 시스템과 인공지능 작곡 시스템 두 가지 사례 속 네트워크를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의 번역과정을 통해 다양한 층위에서 바라보았다.
생성음악은 기존 인간에게만 부여되던 창작방식의 확장을 가져오고, 인간과 비인간의 상호 행위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시스템을 통한 창작은 인간만이 창작할 수 있다는 우리의 고정적 인식을 깨뜨렸으며 작곡자가 아닌 대중들도 쉽게 창작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음악 창작에 접근을 낮췄다. 이는 인간과 기술, 음악가와 기술가,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경계 허물기가 이루어지고 새로운 경계 맺기가 이루어졌다.
최근 뚜렷하게 나타난 인공지능 작곡 시스템은 기술을 도구적 관점으로 사용했던 인간과 기술의 상하 지배적 관계에서 벗어났음을 보여준다. 비인간 행위자의 자생적 도움 없이 어떠한 결과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작곡 시스템은 변화하는 기술로 인해 아직 견고하고 안정화된 블랙박스는 되지 못했다. 여전히 새로운 창작방식과 기계가 만든 쏟아지는 음악에 대해 거부감과 피로감은 새로운 네트워크의 배반하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 네트워크는 완전히 소멸하지도 않는다.
새로운 생산물과 존재를 만들어내는 디지털 기술의 변화와 사회문화적 흐름 속에서 인간 행위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기술을 통해 변화하는 음악시장, 그로 인해 달라진 창작자의 역할을 통해 인간 행위자는 비인간 행위자인 기술을 어떻게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발전시켜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은 네트워크의 수많은 층위와 번역과정들을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폭넓고 깊은 관계성을 주목하고 있다. 각 행위자의 이해관계를 충족하면서 건강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공동의 목표와 성과를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기술은 여전히 발전하고, 그에 따른 삶의 방식은 달라진다. 비인간 행위자를 향한 인간 행위자의 독창적 접근 방식에 따라 생성음악 시스템의 진화를 촉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