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부터 본격적인 경제성장을 보인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 농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공업화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인구의 수도권 밀집 현상이 본격화되었다. 이러한 도시 집중화로 인한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주택시장 안정과 국민주거복지 향상이라는 목표하에 추진되었으나 주요 정책 기조는 도시화, 산업화로 인한 토지가격 상승 억제를 위한 규제 강화와 완화 정책을 반복하며 추진되었다. 본격화된 도시의 아파트 공급은 결과적으로 도시화를 가속화 하였으며, 전통적인 재래식 주거문화의 입식화를 통해 주거 환경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1970년대 본격적인 아파트 주거 환경은 중산층을 중심으로 경제성장과 더불어 가사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의 등장으로 여성의 사회진출, 여가 활동 등을 가능하게 하였다.
산업화를 통해 다양한 제품이 출시된 1970년대는 라디오를 시작으로 TV,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들이 일반가정에 보급되기 시작하였고, 88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다양한 가전제품들의 대중화가 진행되었다. 특히 TV의 등장은 정권의 정치 수단으로 활용되는 악영향도 있었으나 다양한 정보 접근이 가능하게 되면서 소비의 다변화로 연결되는 결정적 촉매제가 되었다. 경제발달에 힘입어 소비는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면서 사용자의 개별적 욕구를 충족하는 다양한 제품의 진화를 가져왔다. 냉장고의 파생적 제품으로 김치냉장고, 와인냉장고가 등장하게 되었고 2000년대 이후 본격화된 미세먼지와 환경오염 등은 청정가전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와 일반화가 본격화되었다. 또한 통신 기술과 미디어의 발달은 PC를 비롯한 주변기기의 다양한 제품 수요를 증가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 1인 가구는 2021년 현재 전체 가구 수의 약 40%에 육박하고 있으며, 꾸준한 증가 추세이다. 특히 젊은 20~30대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고령층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1인 가구의 증가는 소비 활동의 다변화와 전통적인 가족구성을 탈피하여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려는 개인적 활동 성향이 주요 원인이다. 또한 산업화에 따른 수도권의 집중 현상은 출퇴근이나 통학과 무관하지 않으며, 배우자의 이혼과 같은 간접적 영향도 원인이 된다.
사회적, 경제적인 측면에서 1인 가구들의 주거 유형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가져왔다. 개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주거 공간의 역할이 변화하였는데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활동은 이전에 없던 재택, 원격, 격리로 대표되는 새로운 공간의 활용을 요구하게 되었다. 즉, 대면 활동이 불가능해지면서 네트워크를 통한 업무와 학습을 경험하고, 실내 거주 시간 증가는 미디어 시장 성장과 더불어 가전의 수요를 증가시켰다. 이러한 변화는 협소한 원룸 공간의 다양한 기능을 요구하게 되면서 다양한 문제를 가져왔다. 다양한 가전제품 수용은 수납공간의 부족으로 인해 제품을 적층(Layer)하거나 방치하고 있다. 이는 제한된 공간 내에 정부에서 설정한 1인 가구를 위한 최저 주거 면적 기준으로 인해 전문화되고 다양화된 제품 수용에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으며, 향후 늘어나는 1인 가구와 제품의 다양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가전제품 및 가구의 공간 수용에 대한 조사를 통해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제시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의 실제적인 활용 면적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먼저 2장 이론적 고찰에서는 1인 가구 증가와 공간의 선행연구를 통해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그 특징을 살펴보았으며, 시대별 각 정부의 부동산 정책 비교와 주택 유형 변화,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3장 공공임대주택과 가전제품의 시대적 변화에서는 공공임대 정책의 변화와 관점을 시대적으로 비교하였으며, 제품의 기술 발달적 측면에서 파생된 제품의 진화를 통해 공간과 제품의 관계를 정리하였다.
4장 1인 가구의 가전제품 및 가구 공간 수용 관계 조사에서는 실제적인 1인 가구의 제품 수용과 공간사용 현황을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청년 1인 가구들의 주거 공간에서 수용하고 있는 가전제품 및 가구 배치 현황을 조사·실측하여 실사용 면적을 확인하였다. 조사는 수도권에 거주 중인 1인 가구 직장인과 청주 소재 대학생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1차 인터넷 설문조사를 통해 개인 가전제품의 수요를 조사하였으며, 2차로 각 거주 공간 내부를 현장 실측하였다. 조사 결과 1인 가구의 거주 공간 면적은 평균 약 20m² 내외 공간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가전제품의 경우 개인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으나 공급된 기본적인 제품 이외 부족한 공간 내에 제품을 적층하고 사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5장 유형별 주거 공간 개선 도면 제안은 4장의 조사된 정량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제시하고 있는 행복주택(16m²) 평면도를 기준으로 배치하여 면적을 분석하였다. 이를 일반, 작업 및 학습, 취미·휴식 등 3가지 유형화를 통해 각 유형에 따라 수용하는 가전제품 및 가구를 배치하여 합리적인 공간 디자인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의 효율적 공간 활용 측면에서 현재 LH에서 공급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 주거 공간 내 대형화, 전문화, 세분화되고 있는 제품의 수용이 합리적인지를 알아보는 연구로 제품 수납과 보관의 화두를 제시하였다. 향후 재택근무나 온라인 활동의 증가가 예상되는 바 이러한 제품의 공간 수용 연구는 필요하다고 할 수 있으며, 가변적 공간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개인의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디자인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