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농산물 시장은 UR을 시작으로 WTO 가입, FTA 체결 확대 등 지속적인 시장개방으로 인한 농산물 교역량 증가가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농산물 수출입 구조는 전형적인 무역적자 구조이며 특히 채소류의 자급률과 생산자 잉여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이다. 농산물 수입의 증가는 불안정한 농산물 수급과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수입농산물 점유율 상승으로 국산농산물 경쟁력 약화 등의 부정적 영향과 더불어 농촌경제와 농가소득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RCEP체결 및 CPTPP 가입 협상 등 다자간 FTA 체제가 확대됨에 따라 수입농산물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며, 이와 같은 시점에서 수입농산물 거래의 증가가 국산농산물 가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농산물도매시장 적용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농산물 거래 규모가 가장 크고 농산물 유통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서울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요 수입품목('당근', '호박', '양파', '마늘', '양배추', '브로콜리')을 중심으로 VAR 및 NARDL 모형을 통해 수입농산물 거래가 국산농산물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분석하고자 하였다. VAR 모형을 통한 충격반응 분석과 NARDL 모형의 비대칭적 가격전이 분석결과 가락도매시장의 품목별 수입농산물 점유율이 국산농산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분석대상 품목 중 수입농산물 물량이 국산농산물 물량 대비 50%를 초과하는 '당근'과 '브로콜리'의 경우 수입농산물 가격 충격에 의해 국산농산물 가격이 보다 큰 폭으로 반응하였으며, 수입산 가격에 의한 국산 가격의 가격전이 추정계수가 3%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타 품목에 비해 수입산 가격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양배추'의 경우 수입산 물량 비중이 국산 물량 대비 1% 미만으로 국산농산물 가격 충격에 따른 수입농산물 가격 반응이 크게 나타났으며, 가격전이 분석결과는 타 품목과 다른 결과를 나타냈다. '마늘'은 국산 및 수입 상호 간 가격 충격에 대한 반응이 미미하였으며, 가격전이 분석결과에서도 유의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가락도매시장의 수입산 '마늘'과 국산 '마늘' 간 주 거래방법의 차이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외 '호박', '양파'의 경우 충격반응 분석결과 상호 간 미치는 영향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격전이 추정계수도 장·단기 모두 1%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 도매시장 내 수입농산물 거래는 국산농산물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으며 수입산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수입농산물 가격 영향력도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비량의 일정 수준을 수입산 물량이 넘어선다면 수입농산물 가격이 국산농산물 가격에 영향을 주어 농산물의 가격변동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생산자들의 소득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의 수입농산물에 대한 거부감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였을 때 수입농산물의 영향력은 더욱더 커질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는 수입농산물 시장 확대의 가능성이 높으며, 수입농산물의 증가로부터 우리나라 농업의 지속가능성 제고와 국산농산물의 자급률 유지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쌀의 공급과잉에 따른 농가의 피해와 채소류의 자급률 향상을 위해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지범용화사업'의 확대와 더불어 채소류 등 생산 여건을 고려하여 원활한 생산인력 수급, 기계화 등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둘째, 지금까지 시설채소 중심으로 추진되어온 스마트팜 정책을 노지채소 및 과일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농촌의 지속적인 고령화와 인구 유출에 의한 농산물 생산 포기 농가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근본적으로 국산농산물의 시장점유율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것이 수입농산물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생산 농가의 소득 보전과 한국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