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마태복음 23장 13-36절에 나타나는 '외식'에 관한 개념을 탐구하는 논문이다. 마태복음 23장은 모든 성경 전체에서 외식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가장 잘 드러나는 본문이다. 또한 본 연구는 마태복음 23장의 외식의 대상인 바리새인으로 대표되었던 유대 지도자들에게 '화'가 선포된 이유를 연구한다. 나아가 마태복음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당시 1세기 예수의 제자들과 초기 교회공동체, 특히 마태공동체에게 외식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졌는지 통합적으로 살피고자 한다.
마태복음 23장 13-36절에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세 단어가 등장한다. 바로 화, 바리새인, 그리고 외식이다. 화는 구약의 화의 신탁에서 파생된 강한 저주의 측면에 주목한다. 따라서 예수님은 지도자들에게 예언적 심판과 그들의 죄에 대해 하나님이 계획하신 보복을 선언하고 계신 것으로 볼 수 있다. 바리새인은 정결의 준수를 목적으로 둔 자들이었으며, 유대 사회의 지도층으로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율법의 본래 의미를 그들 스스로가 감추어버린 채 자신들을 높이고 나타내는 수단으로 이용하였다. 결국 이러한 그들의 행동은 예수와의 갈등을 점점 심화시키고 말았다. 외식은 중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이 아닌 거짓되고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다. 외식하는 자는 자신의 진짜 모습은 감추고,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서 행동하는 사람들이었고, 이에 대표가 바리새인이었으며, 이들에게 예수님의 화가 선포되었다.
하지만, 단순히 마태복음 23장 13-36절 본문을 예수와 바리새인의 갈등관계로만 단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마태공동체와 유대교 지도자들과의 관계, 나아가 '반-유대주의'가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마태복음 23장, 특별히 13-36절에 등장하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을 향한 화선언은 마태공동체가 대면하고 있는 바리새적 유대교와 경쟁하고 있는 삶의 자리(Sitz im Leben)임과 동시에 마태공동체 내부에서 발생한 율법 해석을 둘러싼 갈등으로부터 나타난 것이다.
신약 본문에 드러나는 반-유대주의적 경향은 '집안 식구들 간의 경쟁'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마태복음 23장은 마태의 다섯 개의 강화 중 심판과 종말에 관한 강화(마 23-25장)의 첫 부분을 이루고 있음과 동시에 반-유대주의의 성격을 보여준다. 즉, 마태복음 23장은 무리들에게 선포되고 있는 말씀임과 동시에 바리새인들에게 향하고 있는 반-유대주의적인 본문이다.
마태복음 23장 연구에 앞서 외식의 의미를 잘 드러내는 마태복음 6장을 살펴보면, 외식하는 자들은 구제, 기도, 그리고 금식의 영역에 있어서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과시하고 싶은 동기로 사용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마태는 이와는 대조되는 경건을 제시하는데, 그 경건은 자신이 아닌 하나님을 향한 중심으로 드러나야 했으며,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위가 아닌, 하나님에 대한 행동으로 드러나야 했다.
마태복음 23장 본문 연구를 통하여 확인한 사실은 바리새인들은 율법에 충실한 듯 보이려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던 '위선자들'이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겉만 화려하고 속은 더러운 그릇(마 23:25-26), 혹은 겉으로는 아름답지만 속에는 온갖 더러움이 가득한 '회칠한 무덤'과 같다(마 23:27).
마태복음 23장은 이들에 대한 화 선포와 동시에 외식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면서 심판까지 선언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와 반대되는 기독공동체는 외식하는 모습과는 다르게 율법의 원 뜻을 온전하게 이루어가야 했으며, 율법의 정신을 완성할 것을 마태복음 23장을 통하여서 요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