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연해자평』 『명리정종』 등 명리 고전의 '잡격(雜格) 취용'에 관해 가차 없이 배격한, 진소암의 '『명리약언』 관점의 잡격론'을 고찰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이러한 연구목적 수행을 위하여 본 논문은 「격국론」의 전체적인 집합체에 속한 부분 집합체의 관점으로 「잡격론」의 연원을 살펴보고, 명리학사의 흐름상 『연해자평』과 『명리정종』의 잡격을 논거한 『명리약언』 관점의 타당성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개괄하였다.
근대 명리학사에 한 획을 긋는, 자평명리의 격국론 계보에서 『명리약언』의 잡격론을 살펴보면 구서(舊書) 또는 구취(舊取)로 시작되는 논점이 있다. 『명리약언』 관점의 잡격론은 마치 『연해자평』 및 『명리정종』 등의 기존 명리 이론을 의식하여 암중으로, 때론 누구라도 들으라는 듯 목소리 높여 신살과 함께 잡격 배격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명리약언』 권(卷)말미 卷四의 장에서 잡론24칙(雜論24則)의 부(附)로 더한 「장신봉벽오행제류(長神奉闢五行諸謬)」에서, 벼슬아치였던 진소암이 일개 명리술사였던 장남의 저술서 『명리정종』에 관한 관점을 피력한 것에도 나타나 있다. 『명리약언』의 잡격론은 청나라 초기의 고위 관리였던 진소암으로 하여금, 잡격뿐 아니라 신살 등도 무용론을 펼치며 배격케 하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서대승의 『연해자평』을 필두로 장신봉의 『명리정종』등 송대와 명대의 관행화된 명리 이론을 비판하고, 임철초의 『적천수천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일련의 행보로 까지 이어지게 하고 있다. 『명리약언』의 문헌 가치는 가교역할로서 계보를 잇는 과정에서 자평명리의 핵심 요약 구결을 나름의 방식으로 일목요연 정리한 비판서라는 것에 뜻이 있다.
요컨대, 이 논문은 『명리약언』 관점의 잡격론에 관한 최신판(2022)의 텍스트를 발굴하여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였으며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명리약언』 관점의 잡격론은 자평명리 격국용신을 위한 '격국의 강약과 고저에 대한 시대적 관점'이 잡격 사용의 배척으로 이어졌다고 판단된다. 『연해자평』을 필두로 대부분의 명리서에서 격국을 논할 때, 월령이 아닌 사주 전체의 형국을 따져서 격국을 정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이중 특수격을 잡격이라 하여 격국의 고저로 사주 명조의 우열을 나누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명리약언』의 잡격 배격론의 관점과 상반되는 현대시점의 잡격 옹호론의 근거를 제시하여 비교하였다. 연구 과정에서 발굴한 텍스트에서 요합격등 다수의 잡격은, 서양의 점성학에 근거한 합충의 「영향요계론」으로, 칠정사여(七政四餘)와 삼명(三命), 사주(四柱) 등의 관계로 설명할 수 있는데, 점성술의 논리를 삼명과 연동시키면서 모순된 관계에 대해 '요합(遙슴)'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규정한 것이다. 요합론 등의 이론적 근거는 칠정사여에서 2개 정도를 찾을 수 있는데, 첫 번째 근거는 『현묘경해(玄妙經解)』 사십이상론(四十二祥詳)」의 12궁의 분포득경(分布得經)에 대한 내용이고, 점성학(占星學)의 에스팩트(Aspect) 이론이 두 번째 근거로서 추후 많은 관심과 연구가 있기를 기대한다.
셋째, 『명리약언』의 관점은 자평 명리의 유용성을 위한 요결서로서 현대에도 타당성을 지닌다. 그러나 『명리약언』의 학술적인 연구성과와는 별개로 현대 사회의 다양성을 참고한다면 잡격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
체계적인 명리학의 연구 과정에서 격국 용신은 자평명리의 핵심 이론으로, 격국은 사주의 전체적인 의미의 '틀'로서 묘사된다. 용신은 격국의 정립으로 틀 안에서 결정되는 십자수의 형상처럼, 격국과 용신은 사주 명조라는 범선의 길흉화복을 헤쳐나가기 위한 잣대로서 이정표가 되는 것이다.
잡스러워 쓸모없는 '잡격'이란 청대의 고전적인 명칭을 소분류의 현대적 영향요계론 관점에서, '특수격'이라는 대분류의 통상적인 용어가, 「특수격은 잡격을 의미하는 곧 잡격이 특수격」으로 개명하기를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