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근대성의 핵심 특성을 초월성의 내재화로 보고, 17세기 이래 조선후기 사회의 정치사사회사의 영역에서 그 모습이 어떻게 표출되었는가를 밝힌 것이다. 초월성의 내재화란, 윤리적 가치가 현세를 초월한 어떤 신성에서 비롯한다는 중세적 관념이, 현세 내에서 찾아져야 한다는 근대적 관념으로 전환되는 것을 뜻한다. 조선후기에 이러한 전환의 단초는 신분적 평등화 경향의 가속화와 가례와 왕조례의 단절에서 찾을 수 있는데, 중요한 점은 이러한 근대성의 계기들이 순전히 유교적 논리에 따라 자체 전개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가례와 왕조례의 단절 계기가 주어지고 신분적 평등화가 맹렬히 진행되는 조선후기의 사회상은 聖俗의 중세적 통괄구조가 흔들리고 근대의 새로운 세속적 윤리체제, 정치체제가 태동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주제어유교적 근대성, 유교적 초월성. 초월성의 내면화, 聖俗의 중세적근대적 통괄구조. 가례와 왕례의 파열. 유교적 평등화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