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행정학 연구가 실천학문으로서 시대적 수요를 얼마나 수용해 왔는지, 정부의 질문에 어떻게 답하고 대응하여 왔는지를 정권별로 비교·분석함으로써 정부와 행정학 연구의 동태적 관계를 고찰해보고자 하였다. 1960년 이후 한국행정학회와 한국행정연구원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행정학의 연구경향은 전반적으로 분야도 다양해지고 양적인 측면에서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공화국 이전에 행정이론이나 내부관리에 제한적이었던 행정학연구는 민주화와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행정관리 이외에 지방 및 도시행정, 분야별 정책연구가 증가하였다. 이 외에도 각 정권에서 강조되는 작은 정부, 신공공관리, 혁신 등의 이념이 행정학 연구에 반영되어 외형상으로는 시대환경에 부응하여 지속적 변화를 추구해 온 것으로 보인다. 정권별로 보면 살펴보면, 박정희정권기의 행정학 연구는 국가의 당면과제를 수용하였으나 거시적 접근 및 외국제도의 소개에 그치고 있어 실천적인 유용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전두환 정권기기는 한국적 상황에 부합하는 제도 탐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연구의 양과 질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미흡한 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노태우정권과 문민정부에서 행정학 연구는 양적으로 확대되었을 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고도화를 위한 준비기 및 진화기로 생각된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들어 행정학자는 용역보고서와 학술논문의 산출이라는 양자의 방식으로 국가의 당면과제에 대해 적극적인 부응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본 연구는 행정학연구의 적실성에 대한 시론적 연구로서 의의를 부여하며, 향후 정부수요에 대한 보다 정확한 개념 조작화와 측정, 연구내용에 대한 질적 분석, 시대별 행정학자에 대한 폭넓은 심층인터뷰 등을 통해 행정학연구가 시대별 정부수요를 어떻게 수용해왔는지에 대한 보다 정치한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