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배한 국민당 정권이 대만으로 후퇴한 이후 중국 공산정권과 대만 사이에는 대만해협을 경계로 반세기가 넘도록 정치·군사적 대립관계가 계속되고 있다. 과거 양안관계는 '하나의 중국'에 대한 정통성 경쟁의 양상이었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는 '대만 분리독립'을 둘러싼 갈등으로 그 성격이 바뀌었다. 아울러 동아시아 주요 해역으로의 거점에 해당하는 대만의 지정학적 위치는 대만해협에서의 군사력 균형문제가 갖는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병력 규모에서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군을 압도하고 있지만, 대만군은 해·공군력의 질적 우세를 통해 중국의 침공을 격퇴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 왔다. 이 점에서 그동안 대만해협의 군사력 균형은 대만에 유리한 양상으로 유지되어 온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대만과의 외교관계 단절 이후에도 『대만관계법』을 통해 대만에 대한 유사시 군사적 개입 가능성의 유지, 그리고 최신 무기체계를 제공하고 있는 미국의 역할도 대만해협의 군사력 균형 유지에 기여해 왔다.
하지만 최근 수년 동안에 걸쳐서는 중국의 군사력이 양적으로는 물론 질적 수준에서도 대만을 앞지르기 시작하고 있다. 중국은 1990년대 이후 막대한 군사비 지출증대에 힘입어 급속하게 해·공군력을 현대화하고 있지만, 대만의 방위력 개선계획은 국방예산 감소 및 '대만 독립문제'를 둘러싼 내부 정치갈등으로 인해 여전히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중국이 대만해협 유사시 미군의 군사개입을 억제, 차단하기 위한 반 접근 능력까지 확보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대만해협의 군사력 균형이 중국의 우위로 완전히 역전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