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이 약자를 지배하고 착취하는 도구로 전락하기보다는 지구촌 모든 생명체가 건강하고 온전한 삶을 누리도록 돕는 방향으로 나가게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본고는 생물학과 생식기술에 대한 여성주의 비판을 시도했다. 약자가 우주의 중심존재로 우뚝 서도록 배려하고 돕는 임파워링의 차원에서 접근한 생식관련 생물학 지식과 기술의 연구관행과 적용실태에 대한 여성주의 분석과 성찰의 결과로 드러난 것은, 과학으로부터의 여성배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이다. 가부장제 성분업구조, 남성우월주의 신념체계, 남성지배주의 위계조직, 남성중심주의 직장문화, 남근숭배주의 성문화와 같은 요인들은 과학계로 여성들의 진출을 차단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생물학 지식과 기술의 연구과정과 활용과정에 깊이 개입하여 생명계와 생명현상까지도 왜곡하고 오도하는 작용을 한다. 발생생물학에서 테스토스테론 결정론과 Y염색체 중심설은 인간배아 뮬러관의 여성생식계로의 분화발전, 난소에서 생성되는 남성호르몬, 난자와 X염색체의 특성에 대한 연구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남녀의 성발달과 성특징을 왜곡시키고 있다. 유전학에서 DNA지배의 중앙통제론은 역전사와 전이현상을 간과하게 만들고, 진화생물학에서 남성지배설은 암컷중심의 집단생활을 수컷의 지배체제로 재구성한다. 그리고 생식기술의 남근숭배주의는 여성의 몸을 난자제공자, 아기생산기계, 대리모로 도구화한다. 자연과 환경, 약자와 여성을 식민화하고 수단화하는 생명과학에서 임파워링의 생물학과 생식기술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모든 형태의 이분법적 경계 허물기와 사회적 책임의 강조를 넘어서 삼라만상을 정치적이고 영적인 존재로 존중하고 섬기는 여성주의 객관성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