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황순원의 소설 <일월>을 백정에 대한 관련 논의의 연구사적 맥락에서 읽고자 하였다. 이러한 독법은 황순원이 백정에 관한 다양한 논의들을 소설 속에 삽입하였을 뿐 아니라 그것이 미완의 사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하고 있다. 황순원의 장편소설 <일월>은 작가가 오랜 기간 동안 폭넓게 읽고 두루 듣고 발로 뛰어 취재한, 백정에 관한 다양한 논의들을 담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지금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당시로서는 새로웠던 것도 있고,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판명되어 폐기된 것도 있고, 아예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않거나 이설로만 남아 있는 것도 있다. 적어도 이들만 놓고 보면 황순원이 <일월>을 문학 작품이 아니라 문학 형식을 띤 일종의 논문으로 쓴 것이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이 논문이 작품으로서 <일월>이 지닌 미학적 의미를 고찰하기보다는 <일월>에 담긴 백정 관련 논의를 해당 학계의 연구사의 맥락에서 검토하고 그 의미를 드러내고자 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논문에서 집중적으로 다룬 것은 백정 설화의 수집과 해석, 형평 운동의 전개, 형평사의 후신을 자처한 축산기업조합의 자기 인식, 백정의 유래, 다림방과 성균관의 관계이며, 이를 위해 작품 속에 언급된 자료들과 함께 <일월> 집필을 전후한 시점의 연구 성과와 최근의 논의들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기존의 논의에서 얻어내지 못한 <일월>의 새로운 의미와 의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This study is a reading of Hwang Sunwon's novel, Ilwol(일월) from the context of various studies on baekjeong(백정), a member of the lowest class which once engaged chiefly in execution. Ilwol contains various arguments on baekjeong Hwang developed. For writing Ilwol Hwang Sunwon had to read documents on baekjeong, consult with scholars, collect materials. In this sense, Ilwol is not only a novel but also an article on baekjeong. This is why I look Ilwol from the context of studies on baekjeong being indifferent to aesthetic value of it. What I deal with are these: baekjoeng-tales, a process of Hyeongpyeong movement, Chuksan Gieop Johap(Korea Federation of Meat Purveyors) and its self-recognition, the origin of baekjeong, the relation of Darimbang(butcher) and Seonggyungwan and so on. This is a newly different way to look and give a significance to Ilw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