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와 대외정책의 연계성에 관한 연구와 대북정책을 국내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연구들이 국내에서 상당수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대북정책결정과정이 국내정치의 다양한 요소들 중 구체적으로 어떠한 요인들에 의해 결정적 역할을 미치는지 등 충분한 국내정치와 대북정치와 연계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는 외교정책이 갖는 내적 특성상 최고정책결정자의 정책 동기나 정치적 이익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경험적 연구가 부족한 것에 연유한다.
본 연구는 적대적 관계의 행위자가 관계개선을 위한 대외정책을 위한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은 무엇인가를 남북한 관계개선의 시도라는 역사적 남북대화시기의 사례들로 분석하고자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남북한 국내정치상황과 정책결정자의 정치적 이익을 분석하는데 그 목적을 둔다. 이를 위해서 이 글은 첫째, 외교정책론에서 국내정치적 연관성에 관한 논의를 분석하고 이를 적용한 남북한의 국내정치와 남북한 관계 논의를 분석한다. 둘째, 남북한의 대북 및 대남정책 결정사례들을 남한의 민주화시기 이전과 민주화시기 이후로 나누어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남북한관계의 사례들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분석하고 정책결정자들의 외교정책결정의 탈정치화를 위한 과제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남북한의 국내외적 정치체제의 변동들을 분석해본 결과 남북한의 대북-대남 긴장완화정책은 각 당사자의 목적과 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적 측면이 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대남접근 정책과 협상은 남한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수단이었으며, 남한을 적으로 인식한 상황에서 관계를 개선해서 협력의 동반자로 발전시킬 필요성도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긴장완화를 위한 대남정책과 협상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였다. 남한의 정치지도자 또한 북한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대북접근과 국내 정치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서 대북 정책이 정치 지도자의 위기극복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다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이는 민주화 이전과 이후 시기 동일하게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