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보수적 회계처리에 대한 Big 4 감사인의 역할이 기업의 상장여부에 따라 달라지는지 검증하였다. 구체적으로는 1994년부터 2005년까지 국내거래소에 상장된 기업과 비상장 외부감사대상기업을 대상으로 하여 Big 4 감사인이 감사한 기업들이 Non-Big4 감사인이 감사한 기업들보다 더 보수적인 회계처리 성향을 보이는지를 분석하였다.
Ball and Shivakumar (2005)는 상장기업들이 비상장기업들보다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왜냐하면, 비상장기업은 주주들이 직, 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므로 사적인 채널을 통해 정보비대칭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상장기업은 불특정다수의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에 대한 사적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장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은 보다 높은 품질의 재무보고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상장기업은 이러한 시장의 압력(market pressure) 때문에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하려는 인센티브가 발생한다. 또한 다수의 회계감사연구에서는 높은 품질을 가진 감사인 일수록 (Big 4 감사인) 기업의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유도할 인센티브가 크기 때문에 실제 기업의 보고이익의 질이 향상된다고 전제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 기업의 보고이익은 시장의 압력과 감사인의 인센티브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시장의 압력이 다른 경우(상장, 비상장), 각 상황에서 Big 4 감사인의 역할이 보수적 회계처리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는가를 검증하였다.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외감법)'에 의하면, 비상장기업도 자산이 일정규모 (70억원) 이상이면 외부감사를 받아야만 하므로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 사이에 적용되는 감사환경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간의 회계보수성의 차이가 존재한다면, 이는 보수적인 회계처리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다르기 때문이며 (시장압력의 차이) 감사인의 역할도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런 연구가 가능한 이유는 일정규모 이상의 비상장기업에 대한 감사보고서 자료가 존재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우리나라의 감사환경은 시장압력의 차이에 따른 감사의 품질의 차별성을 분석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본 연구는 Ball and Shivakumar (2006) 모형을 이용하여 회계적 보수주의를 측정하였고 두 가지 가설을 검증하였다. 첫째, Big 4 감사인에 의해 감사받은 기업일수록 non-Big 4 감사인에 의해 감사받은 기업보다 더 보수적인 이익을 보고하는지, 즉, Big 4 감사인이 보수적 회계처리에 영항을 주는가를 검증하였다. 둘째, 보수적 회계처리에 미치는 Big 4 감사인의 역할이 상장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를 검증하였다. 검증결과,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Big 4 감사인에 의해 감사받은 기업일수록 더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압력에 따른 회계적 보수주의 효과와 감사인의 보수주의 효과를 구분하기 위해 상장법인과 비상장법인을 나누어 분석한 경우에는 비상장 외감법인에서만 Big 4 감사인의 영향력이 발견되었고,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경우, Big 4 감사인으로 인한 보수성의 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 결과는 Big 4 감사인의 보수주의 효과는 보수적 회계처리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낮아서 기업의 경영자가 보수적으로 회계처리 할 유인이 낮은 경우에 보다 잘 나타남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감사인 선택의 내생성을 통제한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다.